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상고온’ 이어 ‘역대급 한파’까지…겨울철 삼한사온 실종됐나
“2000년 이후 기온이 가장 낮은 5위 안에 들 것”
지난 겨울은 “역대 기온 중 상위 1위…이상고온”
북극 고온·라니냐 등 영향으로 한파 일주일 가까이
“삼한사온은 기후가 안정됐을 때 나타나는 패턴”

강원 전역에 한파특보가 발효 중인 6일 오전 강원 춘천시 소양강에 상고대와 물안개가 피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춘천의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16.2도를 기록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최저기온이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북극 한파’가 6일부터 일주일 가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 겨울은 벌써 ‘역대급 추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 겨울은 이상고온으로 불릴 만큼 가장 따뜻했다. 이처럼 전형적인 겨울 날씨였던 삼한사온(三寒四溫)을 최근 몇 년간 찾아보기 어려워, 기후 예측이 어려워 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영하 12도 ▷파주 영하 18.2도 ▷춘천 영하 16.2도 ▷철원 영하 19.2도 ▷대관령 영하 20.4도 ▷청주 영하 10.4도 ▷천안 영하 14도 ▷대전 영하 10.6도 ▷안동 영하 12.4도 ▷거창 영하 13.3도 등이었다. 해안과 남부지방 일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였다.

7일 아침에도 더욱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최저기온이 6일에 비해 2~4도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 영서는 영하 20도 안팎, 중부 내륙과 일부 남부 내륙은 영하 15도 안팎까지 수은주가 곤두박질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한파는 7~9일 정점을 찍은 뒤 오는 1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서울의 최고기온은 낮임에도 영하 11도로 예상된다. 오는 8일 최저기온은 ▷서울 영하 17도 ▷춘천 영하 23도 ▷세종 영하 18도 등으로 예보됐다. 특히 중부지방은 영하 20도 안팎으로 매우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는 이번 한파는 역대급 최저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 이후 가장 낮았던 서울의 최저기온을 살펴보면 ▷2001년 영하 18.6도 ▷2016년 영하 18도 ▷2018년 영하 17.8도 등으로, 이번 한파 때 예상되는 최저기온과 비슷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 겨울 최저기온이)2000년 이후 기온이 가장 낮은 5위 안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올 겨울과 달리 지난 겨울(2019년 11월~2020년 2월)에는 ‘이상고온’이라고 할 만큼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다. 또 다른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겨울철은 역대 기온 중 상위 1위”라며 “극값을 차지한 만큼 이상고온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반대의 겨울 날씨가 연달아 나타나는 이유는 북극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주기를 갖고 되풀이되는 ‘북극진동’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북극 지방과 중위도 지방의 기온 차가 클 경우 그 사이를 도는 제트기류가 강화해 한기가 남하하는 것을 차단하는 ‘양의 북극진동’이 나타난다. 지난 겨울은 양의 북극진동으로 찬 공기가 극지방에 갇히면서 우리나라에도 비교적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졌다.

[기상청 유튜브 캡처]

반대로 올 겨울은 ‘음의 북극진동’이 지속되면서 북극 한기가 우리나라 상공으로 쏟아지고 있다. 해빙이 줄어드는 등 북극 고온 현상으로 중위도 지방과 기온차가 적어져 북극 찬 공기를 막아 주던 제트기류가 느슨해진 탓이다. 라니냐 현상도 이번 한파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8월부터 열대 태평양에서 영하 0.8도 가량의 차가운 해류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로 북풍이 불기 쉬운 기압계가 조성됐다.

‘이상고온’ 겨울과 ‘역대급 한파’가 연달아 나타나면서 이전과 같은 ‘삼한사온’을 느끼기는 어려워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삼한사온 자체가 예전에 일반적으로 기후가 안정됐을 때 나타나는 패턴”이라며 “일정한 패턴들이 사라진다는 건 그만큼 기후가 안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파는 오는 10일부터 한풀 꺾이기 시작해 13일부터는 최저기온 영하 7~영하 6도, 최고기온 1~2도 수준의 평년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후 이달 하순까지 대륙고기압과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 변동 폭이 커 기존의 삼한사온과 비슷한 날씨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ddress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