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지상갤러리] 박성연, 뒷모습
박성연, 뒷모습, 단채널영상, 4분 43초, 2020 [CR콜렉티브 제공]

모로 누운 사람의 등이다. 온몸이 울리도록 기침을 한다. 그러다 기침이 잦아들고, 호흡은 편안해진다. 차츰 산으로 변한다. 웬만해서는 움직이지 않는다. 미미한 떨림만이 이 산이 누군가의 등이었음을, 그리고 살아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박성연 작가의 신작 영상 ‘뒷모습’은 아프고 지친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실직하거나 오랜 기간 취준생으로 사회에서 생산적인 역할을 하지 못해, 한껏 움츠러든 어깨와 등의 뒷모습을 담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앞모습보다 더 많은 의미를 함축한다.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CR콜렉티브는 ‘올해의 CR작가’로 선정된 박성연의 개인전 ‘유 아 히어(You are here)’를 2020년 마지막 전시로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용한 호흡이나 관조를 통해 돌봄과 배려의 의미를 묻는다.

박성연은 그간 시선을 바로 하지 못하고 웅얼거리며 히스테리 같은, 의미 없는 소소한 반복적 행위를 따뜻한 시선으로 영상화해왔다. 권위 또는 폭력에 거부하는 저항의 몸부림이지만 격하지 않고 ‘짠한’ 감정이 앞선다. 심지어는 약간의 여유로움과 평화로움까지 느껴진다. 폭력을 이기는 것은 같은 폭력이 아니라 이를 무력화시키는 따뜻한 비폭력적 행동임을 일깨운다.

전시는 내년 2월 6일까지. 이한빛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