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이 쌓이면 어려웠던 과제도 익숙해지기 마련이지만 다이어트만은 제외다. 늘 처음 마주한 과제처럼 어렵기만 하다. 여전히 체중계 바늘이 꿈쩍도 안한다면 밥상의 기본인 밥을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통곡물을 이용한 밥은 흰 쌀밥보다 혈당을 천천히 올리기 때문에 다이어트와 건강식으로도 훌륭하다. 통곡물의 식감이 부담된다면 흰 쌀과 섞어서 먹은 후, 조금씩 쌀의 비중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전은복 글로벌365mc 대전병원의 식이영양센터장은 “건강밥은 다른 다이어트 메뉴보다 비교적 간편하게 준비할 수 있다”며 “현미밥과 귀리밥, 잡곡밥이 대표적”이라고 했다.

여기에 ‘귀리 연근 두부밥’이나 ‘시레기 두부밥’처럼 건강 식재료와 섞은 ‘맛있는 밥’ 레시피도 제안했다. 전은복 영양사는 “이러한 건강밥은 맛있는 밥을 즐기면서 다이어트에도 도움되고 면역력에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현미밥

‘다이어트 밥’으로 우선 언급되는 것은 단연 현미밥이다. 혈당 지수가 낮은 식품은 흔히 당뇨병 예방으로만 인식되지만 이는 체중감량도 도와준다.

포만감이 오래가고, 과도한 혈당 상승 때문에 지방 축적이 증가될 가능성이 적다. 흰 쌀밥은 당지수(GI)가 86이지만 현미밥은 55로 낮다. 흰 쌀에 비해 각종 영양성분도 그대로 남아있다. 현미는 충분히 물에 불리고, 천천히 오래 씹는 것이 중요하다.

귀리밥

귀리로 밥을 지으면 쫄깃한 식감이 더해지면서 베타글루칸과 다이어트에 중요한 단백질 함량도 높아진다. 전은복 영양사는 “귀리의 단백질 함량은 일반 백미보다 2배 정도 높으며, 필수아미노산이나 칼슘, 식이섬유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귀리밥은 백미에 귀리 20%~ 30%를 넣으면 적당하다.

보리밥

보리밥은 칼로리가 낮다. 흰 쌀밥은 100ｇ당 356 ㎉이지만 보리밥은 294 ㎉에 그친다. 식이섬유도 풍부하며 귀리처럼 베타글루칸 함량이 높다. 베타글루칸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는 동시에 체중감량에도 도움을 주는 성분이다. 일본에서 찰보리 다이어트가 유행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호주 울런공 대학의 연구에서는 베타글루칸이 식욕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내 국립식량과학원 연구에서도 베타글루칸의 비만 억제 효능이 확인됐다. 국내 쌀보리 품종중에서는 베타원에서 함량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율무밥

율무는 현미와 궁합이 좋다. 율무밥은 흰 쌀보다 2배 이상 불려야 설익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물에 불려야 하는 현미와 밥을 짓기에 편하다.

현미 율무밥을 지으려면 1대 1의 비율로 섞으면 된다. 율무는 체내 노폐물이나 수분 배출을 도와 다이어트시 붓기 제거에도 도움된다.

찬 밥

건강밥을 지었다면 찬 밥으로 보관하는 것이 다이어트에 도움된다.

찬 밥에서 늘어나는 저항성 전분이 칼로리를 적게 흡수하고 포만감을 유지해주기 때문이다. 6시간 이상 냉장 보관한 찬밥을 전자레인지에 1분간 데워먹으면 된다.

육성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