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류의 왕’이라 불리는 과일은 슈퍼푸드 블루베리도, 새콤한 크랜베리도 아니다. 어두운 검은빛을 가진 블랙커런트(black currant)이다. 그 많은 베리 종류를 제치고 영광스러운 별칭을 차지한 데에는 안토시아닌의 덕이 크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블랙커런트는 베리류 중 안토시아닌 함량이 가장 높다. 크랜베리의 2배, 블루베리 3배, 딸기의 8배에 이른다.

항산화성분인 안토시아닌은 노화 지연과 면역력 향상은 물론, 망막의 로돕신 색소 재합성을 촉진해 눈 건강에 좋은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혈당 조절과 관련된 연구도 보고돼 있다.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연구에서 베리류의 섭취가 식후 혈당 조절에 이롭다는 결론이 내려졌으며, 이러한 효과는 특히 어두운 베리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의학저널(The BMJ) 최신호에서도 블랙커런트가 혈당 조절에 효과적이라는 핀란드 연구논문이 실렸다. 핀란드 동부대학과 사보니아 응용과학대학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블랙커런트의 섭취가 설탕의 대사반응을 조절해 식후 혈당이 빠르게 치솟지 않도록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우리는 적절한 양의 블랙커런트 섭취가 식후 혈당반응에 유익한 효과를 준다는 연구의 가정을 실제로 확인했다”고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양한 식품에 블랙커런트를 첨가해 먹은 그룹들은 설탕물 섭취 그룹과 비교해 모두 식후 혈당 곡선이 완만하게 그려졌다.

연구팀은 “특히 설탕을 넣은 단 음식을 먹었을 경우 식후 블랙커런트를 섭취하면 혈당 조절에 유익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블랙커런트는 영양도 풍부하기 때문에 건강 식단에 첨가하기 좋은 식품”이라고 전했다.

블랙커런트는 안토시아닌 외에도 비타민C의 함량이 블루베리보다 10배, 오렌지보다 4배 가량 많다. 불포화지방산인 알파 리노렐닉산, 감마 리노렐닉산도 들어있어 블랙커런트 씨앗에서 추출한 오일은 다양한 품목으로 활용되고 있다.

육성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