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포럼] 한국 차(茶)의 귀환

요즈음 우리나라의 차(茶)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 국민은 커피를 매우 많이 사랑했다. 커피를 하루에 한 잔 이상씩을 마셔서 세계 1인당 평균 소비량의 3배 이상을 마셨다. 커피문화가 상대적으로 뒤늦게 도입된 것을 고려하면 그 사랑이 참으로 대단했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커피 소비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상대적으로 차의 소비가 급속히 늘고 있다. 차 소비 확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 추세다. 10년 전 ‘스타벅스’는 로그에서 커피를 빼고 차 전문회사인 티바나를 인수해 차산업의 비중을 높였고, 10년이 지난 현재 이 기업의 변신에 대한 평가는 무척 긍정적이다. 쟈뎅,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스무디킹 등의 커피 관련기업도 차 관련상품을 앞다퉈 출시해 젊은 소비자층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차가 젊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농업적·환경보호적인 측면에서 봐도 차산업의 약진이 무척 반가운 일이다. 커피산업은 유례없이 빠르게 발전했지만 아주 일부분을 제외하고 거의 전량 장거리 수입에 의존한다. 이에 반해 차는 우리나라가 생산 기반과 역사적 전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삼국사기 흥덕왕’편에 ‘입당회사(入唐廻使) 대렴(大廉)이 차(茶)의 종자를 갖고 오자, 왕(흥덕왕, 828년)은 그것을 지리산에 심게 하였다. 차는 선덕왕(27대) 때부터 있었지만 이때에 이르러 성하였다’고 기술돼 있다. 신라 시대부터 성했고, 매월당 김시습, 다산 정약용, 초의선사, 추사 김정희 등은 우리나라의 유명한 다인들이다. 전남 보성과 장흥, 경남 하동, 제주 등에서 좋은 차가 생산되고 있다. 한국 차는 이미 우리 문화와 밀접하게 결합돼 있다. 한국 차의 문화적·역사적 가치가 인증돼 국가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됐다. 전통 하동차, 보성 계단식 전통차, 장흥 발효차 청태전이 그 주인공이다.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청태전의 발효 미생물은 일본이나 중국차와 다른 독창적인 것이라고 한다. 자랑할 만한 유산이다.

차에 대한 문화적 독창성과 건강 소비 트렌드의 결합으로 한국 차 부흥의 기회가 왔다. 한국 차의 약진은 우리 역사와 문화, 젊은 트렌드의 결합 상승 효과다. 한국 차산업을 발전시켜 농업인의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차문화 보급으로 국민 건강생활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2015년 ‘차산업 발전 및 차 문화 진흥법’이 제정됐다. 이 법을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 기술 도입에 따른 생산 시스템 혁신 및 6차 산업화와 차문화 계승에 의한 소비 지원 확대로 차 부흥의 기회를 실질적인 산업발전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찻잎에 함유된 타닌은 사람의 뇌파 가운데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알파파 발생을 증가시켜 집중력을 올려준다. 녹차의 주성분인 카테킨은 콜레스테롤 상승을 억제하고, 동맥경화를 방지하는 작용이 탁월하다. 차는 우리 민족 고유의 음료이자, 정신문화의 산물이다. 차의 유익함은 여러 기능 성분과 더불어 어지러운 마음을 추스르게 해준다는 데 있다. 예고 없이 찾아온 코로나19로 사회 전체가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시절, 올 한 해를 정리하며 잠시 우리 차 한잔이 건네는 위로에 기대어 평정을 되찾아 보길 바란다.

이용범 농촌진흥청 차장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