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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내각 80%, 오바마 정부 출신…‘젊은피’ 없는 재활용 인사
WP, 장관급 14명 면면 분석
평균 나이 63세…舊官 중용
인준 위한 민주당과 협의도 부족
親與 인사도 “백악관을 대가족으로 채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차기 행정부 내각 일부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제까지 발표한 장관급 인사 14명의 약 80%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혹은 오바마 선거캠프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평균 나이는 63세로 집계됐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구관(舊官)’으로 행정부 내 요직을 채우려는 의도가 명확해짐에 따라 진보 진영·민권 운동계가 불만이라고 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당선인이 발표한 장관급 인사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4명 중 여성은 7명, 유색인종은 9명이다. 미국의 다양성을 반영해 내각을 꾸리겠다고 한 약속은 지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뜯어보면 수년 혹은 수십년간 바이든 당선인이 알고 지낸 인물을 택했고, 일부는 지난 행정부 때 업무와 비슷한 임무를 맡도록 했다고 WP는 지적했다.

농무장관으로 낙점한 톰 빌색 전 아이오아주 주지사가 대표적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내리 8년 농무장관을 했다. 오바마 때 의무총감을 지낸 비벡 머시도 같은 자리에 앉힐 요량이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도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일 때 비서실장을 했다. ‘오바마 2기’ 또는 ‘재활용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젊은 피’를 수혈하지 않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기후변화 문제를 주로 다루는 진보단체인 선라이즈 무브먼트의 에반 웨버 국장은 “똑같은 사람으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에서 더 젊고 진보적인 사람이 역할을 맡는 걸 봤으면 한다”고 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인종적으로 다양성을 추구하면서도 고령의 흑인·히스패닉 지도자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을 친(親)이민단체 등에서 한다고 WP는 전했다. 유색인종 지명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똑같이 고령층이라면서다.

익명을 요구한 인수위 측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나라를 궤도 밖으로 몰았기 때문에 복구히는 데엔 깊이 있는 지식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에 바이든의 편향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의 선택은 의회의 벽에 부딪힐 공산도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 상당수가 바이든 당선인을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는 데다 인선 과정에서 친정 민주당의 핵심 인사와 협의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흔적이 있어서다.

니라 탠든 백악관 예산관리국(OMB)국장 지명자만 해도 인수위는 인준 청문회를 진행할 고위 인사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접촉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도 전역 후 7년이 지나지 않아 의회가 특별면제를 해줘야 하는데 민주당 잭 리드 상원의원은 2017년 다시는 이 면제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리드 상원의원은 최근 오스틴 지명자 낙점 소식을 들었고, 협의는 형식적이었다고 전해졌다. 인수위 측은 보안을 이유로 내각 지명자 발표 몇 시간 전에 의회에 통보하는 식이었다고 한다.

의회 전문매체 더 힐도 이날 바이든 당선인의 인사는 ‘새 얼굴’이 많지 않고, 요직엔 오바마 행정부 혹은 이전부터 함께 일해 온 사람들을 앉힌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찰스 컵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 국장은 “그(바이든)는 백악관을 대가족처럼 느끼길 원한다. 가정적인 남자이고 관계의 렌즈를 통해 정치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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