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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물은 냄새로 이웃 식물과 대화한다!
- 생명硏, 뿌리 유익균이 식물냄새로 이웃 식물뿌리의 유익균 조절 기전 규명
[123rf]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연구진이 식물간에 직접적인 접촉 없이도 잎에서 잎으로 냄새를 통해서 뿌리에 있는 미생물의 종류를 선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기존 식물 유익균을 하나의 식물 뿌리에 처리하면 유익균에 의해서 식물병이 잘 발생하지 않는 것은 보고됐지만 바로 옆에 있는 식물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여부를 확인한 것은 최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 박사 연구팀이 미생물(유익균)에 의해 영향을 받은 식물이 냄새로 타 식물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냄새에 영향을 받은 다른 식물의 면역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향후 이를 이용한 광범위한 식물 건강 증진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생물 생태학 분야 국제학술지 ‘국제미생물생태학지’ 9월 2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식물생장촉진세균(PGPR)은 농약을 대체해 식물병을 방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많이 사용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농약 사용량을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효과적인 유익균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들 유익균이 기존의 식물 주위에 있는 미생물과 식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것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유익균을 처리한 후 식물과 식물뿌리 주위의 미생물 종류를 비교 분석했다. 식물뿌리는 식물이 광합성으로 만든 산물의 30%가량을 분비해 미생물들에게는 중요한 영양분을 제공해 주는 중요한 장소이며 병원성 미생물들도 많이 증식해 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때문에 뿌리에 발생하는 병을 방제하기 위해 뿌리 유익균의 역할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식물병 발생 시 식물의 휘발성물질에 의해서 주위에 있는 식물에게 신호를 전달한다는 기존 연구결과를 토대로 유익균을 토마토 뿌리에 뿌린 후에 바로 옆에 있는 유익균을 처리하지 않은 토마토 식물을 관찰한 결과, 유익균을 처리하지 않은 식물에서도 생육의 증대를 관찰할 수 있었다.

유익균이 처리된 토마토 뿌리 토양과 주변의 토마토 뿌리 토양에서 미생물 군집을 분석하고, 유익균이 처리되었을 때 토마토 식물에서 특별하게 만들어지는 휘발성 물질을 분석했다. 그 결과 토마토 뿌리 주위에 있는 미생물의 종류가 유익균을 처리한 미생물의 종류와 비슷하게 바뀌는 것을 확인했다.

미생물 유도 식물의 휘발성 물질의 신호전달 과정 모식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이후 휘발성 물질 분석을 통해서, 베타 카이로파일렌이라는 냄새물질이 유익균을 처리한 토마토에서 옆에 있는 토마토로 공기를 통해 전달돼 냄새물질을 받은 식물의 뿌리에서 살리실산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졌다. 살리실산은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생산되는 물질이다.

뿌리에서 만들어진 살리실산에 의해서 냄새 물질을 전달받은 식물의 미생물 다양성이 변하면서 유익균을 뿌린 토마토 뿌리와 비슷한 미생물 종류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류충민 박사는 “식물간에 공기중 냄새를 통해서 식물에게 유리한 미생물을 선별해 자연계에서 다양한 스트레스를 견디는데 도움을 주는 매커니즘을 최초로 규명했다”며 “향후 유익균과 휘발성물질을 이용해 뿌리의 미생물을 조절하는 기술로, 건강한 식물을 만들 수 있는 기술 개발에 활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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