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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 땅” 국회엔 與 의사봉 소리만… 거여 입법폭주 '점입가경’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3권 분립’은 없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180석 여당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여야 원내대표 합의도 한시간만에 휴지조각이 됐다. 21대 국회 첫 해 연말의 모습이다.

8일 국회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일사분란함이 눈에 띄었다.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법안 처리 실력을 선보였다. 법제사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안건조정회의, 그리고 바로 열린 각 상임위 전체회의에서는 의사봉 소리만이 토론을 대신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박범계 위원장 직무대행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babtong@heraldcorp.com

이날 각 상임위 안건조정회의를 통과해 전체회의로 직행한 법들은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법과 경제3법, 그리고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사침위법) 등이다. 정무위에서는 사참위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이, 법사위에서는 공수처법, 상법이 여당측 위원들만 참석한 채 안건조정 소위를 통과했다. 야당 의원들의 항의, 그리고 언론 공개 요구는 무시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갈등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던 공수처법은 윤 총장 몰아내기 시도가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며 명분쌓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전날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안건조정회의와 상임위, 본회의’라는 3단계 입법과정을 단숨에 마무리했다. 제도 시행 전야 야당 비토권을 삭제한 개정안을 단독 처리하는 과감함이다.

경제3법도 마찬가지다. 여당은 몇 차례 공식, 비공식 회의와 만남을 통해 재계와 경제계의 우려도 수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처리된 법안들을 받아본 경제계는 강력 반발했다. 경제3법에 대해 별도 성명을 낸 재계는 “그동안 민주당 TF 토론회 등 의견 수렴은 왜 한 것인지 허망함과 무력감마저 느낀다”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았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8일 국회 본청 본회의장 앞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강행 처리 방침'에 반발하며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다. babtong@heraldcorp.com

별도 성명을 발표한 대한상의도 민주당의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단독 의결 시도에 “상법은 정치적 법안도 아니고, 기업경영에 심각한 영향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이렇게까지 처리해야만 하는 것인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이례적으로 강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여당의 법안 독주에 정치권은 내년 재보선까지 냉전과 극한 대립을 예고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화무십일홍이라고 역대 독재정권들이 온갖 수단 방법으로 정권을 유지하고 치부를 덮으려 했지만 성공한 정권이 없다”며 “치부를 덮으려고 했던 조치 때문에 또다시 처벌받는 악순환을 되풀이했던 권력의 법칙이 문재인 정권이라고 예외가 될 리 없다”고 비난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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