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여야 원내대표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를 놓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이 정권에서 중용한 차관급 법조인 2명이 있다. 그 사람들을 (처장 후보로)받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며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트라우마'가 있어 완전히 자기 편이 아닌 사람은 안 쓰려고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같이 말한 후 "(제안한 두 사람 중)한 사람은 가족들이 동의를 하지 않는다고 하고, 한 사람은 왜 (직을)받지 않는지에 답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전날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자 주재의 주례 원내대표 회동 결과 "공수처장 후보 추천은 양당 원내대표가 밀도있게 협의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에서 공수처법을 단독 의결하고자 나섰고, 국민의힘은 이에 안건조정위원회 회부와 철야농성, 이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카드도 거론하는 등 대응 태세를 갖췄다.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발언을 듣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주 원내대표는 "밖에선 대화가 돼 타협할 여지가 있었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저는 시간을 끌고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만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수처법은 지난해 민주당과 정의당에 의해 일방적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따라 통과됐다"며 "야당 추천위원이 2명이어서 야당이 반대하는 사람은 공수처장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는데, 한 번도 시행하지 않고 자기들 마음에 쏙 들고 제 뜻에 맞는, 윤석열(총장)처럼 배신할 가능성이 없는 사람을 넣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주 원내대표는 다만 삭발·단식 등 강경 투쟁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집회하는 것을 이 정권이 억누르지 않았다면 지금 광화문에는 정권 퇴진 목소리가 넘쳤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의 경색 상황과 인사청문회 일정 조율 등의 연계에 대해선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거나 보이콧을 하면 대통령만 좋은 일"이라며 "청문회의 필요성은 별도에 판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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