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븐] “노트야 가지마”…‘갤노트’ 단종설에 ‘1000만 노트팬’ 웁니다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8년 동안 ‘갤노트’만 썼는데 갑자기 사라지면 저는 어떻게 하나요?”

삼성전자의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퇴장설’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측은 내년 선보일 ‘갤럭시노트21’ 출시 준비에 착수한 상황.

그럼에도 외신과 IT 인플루언서들을 중심으로 늦어도 내후년에는 ‘갤노트’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최근에는 해외 블로거를 중심으로 통상 6~8개월전부터 등장하는 스마트폰 개발 소식이 이번 갤럭시노트21에서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까지 들어 ‘2021년 퇴장설’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2011년 처음 출시된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대화면과 S펜(스타일러스 펜)을 무기로 ‘패블릿(폰과 태블릿PC의 합성어)’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출시 첫 해 판매량 평균이 1000만대에 달한다. 연간 3000만~4000만대 가량 팔리는 ‘갤럭시S’ 시리즈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꾸준히 갤럭시 노트를 찾는 열성 팬이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갤럭시노트 단종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1000만 갤노트 팬’들은 단종설에 아쉬움을 표한다. 헤럴드경제 2030 기획취재팀 [헤븐]이 갤럭시 노트 ‘팬’들의 생각을 직접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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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큰 화면’이 좋아서…그 다음엔 노트를 ‘믿으니까’

2013년부터 8년째 갤럭시 노트만 써왔다는 A(27)씨는 큰 화면이 좋아 갤럭시 노트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A씨는 “당시 친구들이 아이폰 아니면 갤럭시S 시리즈를 썼다. 남들과 다른 걸 써보고 싶었던 데다가 큰 화면이 매력적이라 구매했고, 그 이후로 쭉 노트만 쓰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갤럭시노트2, 갤럭시노트5를 거쳐 현재는 2017년 출시된 갤럭시노트8을 사용 중이다.

지금은 ‘6인치’ 스마트폰이 일반적이고, 6.9인치는 돼야 ‘대화면’ 소리를 듣지만 스마트폰 초창기에는 그렇지 않았다. 2011년 5.29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노트가 세상에 처음 나왔을 당시 삼성전자의 갤럭시S2는 4.27인치, 애플의 아이폰4S는 3.54인치였다.

또 다른 소비자 B씨(26) 또한 큰 화면이 좋아 갤럭시노트를 쓰기 시작했다. B씨는 “노트를 한 번 써보니 다른 스마트폰은 작아서 불편했다”며 “큰 화면으로 동영상을 보는데 익숙해지니 이보다 작은 폰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S펜을 활용한 간단한 필기도 큰 장점으로 꼽혔다. 2015년부터 갤노트를 사용 중인 C(39)씨는 ‘꺼진 화면 메모’ 기능을 애용 중이다. C씨는 “오늘 할 일, 사야 할 물건 등이 불현듯 떠오를 때 까먹지 않게 메모하는 게 습관이다. 필기 도구를 갖고 다니기보다 갤럭시노트의 꺼진 메모 기능을 쓰면 되서 매우 편리했다”고 말했다.

C씨는 물론 C씨의 아버지도 갤럭시노트 시리즈 애용자다. C씨는 “제가 쓰던 갤럭시노트4를 써보신 아버지도 이후로 노트만 찾는다. 얼마 전 갤럭시노트9을 드리고, 저는 노트20 울트라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갤럭시 노트를 삼성전자의 ‘완성작’으로 평가하는 소비자도 있었다. D(32)씨는 “처음에는 갤럭시S 시리즈를 썼는데, 나중에 보니 상반기 스마트폰의 불편한 점을 개선해서 갤럭시 노트가 출시되는 것 같아 노트만 쓰기 시작했다”고 했다. D씨는 ‘노트4’와 ‘노트7’을 제외한 모든 시리즈를 ‘사전 예약’으로 구매했을 정도로 열성 팬이다.

‘상반기 갤럭시S, 하반기 갤럭시 노트’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공식’이다. 먼저 출시된 갤럭시S 시리즈의 단점을 보완하고, 성능을 더욱 높여 ‘완전한 플래그십’으로 출시되는 측면이 있어 선호했다는 의미다.

8000만대 팔린 갤노트…‘단종설’은 왜?

이처럼 갤럭시노트는 ‘한 번도 안 쓴 사람은 없어도, 한 번만 쓴 사람은 없는’ 제품이다. ‘조용한 노트팬’의 꾸준한 지지를 받으며 적게는 800만대, 많게는 1200만대의 실적을 올렸다. 출시 첫 해 평균 판매 대수는 1000만대 가량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및 업계 자료를 종합해보면 역대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출시 첫 해 판매량은 ▷노트1 1000만대 ▷노트2 850만대 ▷노트3 1200만대 ▷노트4 800만대 ▷노트5 850만대 ▷노트8 1100만대 ▷노트9 960만대다.

노트6는 출시되지 않았고, 노트7은 배터리 발화 사태 이후 팬 에디션으로 재출시돼 40만대 한정 판매되는데 그쳤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10은 900만~1000만대 가량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8월 출시된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경우 올해까지 850만대 가량이 팔릴 것으로 전망된다(카운터포인트리서치). 2011년 처음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8000만대 이상이 팔린 셈이다.

‘잘 나가는’ 갤럭시 노트를 두고 ‘단종설’이 불거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소비자들의 아쉬움과 달리 업계에서는 갤럭시 노트의 단종은 ‘시간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갤럭시 노트가 ‘갤럭시S’ 시리즈의 상위 모델로 통합되고,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의 빈 자리를 폴더블폰(접는 폰)인 ‘갤럭시Z폴드’ 제품군이 대체하리라는 전망이다.

‘대화면’과 ‘S펜’이라는 갤럭시노트의 차별점이 다른 모델로 이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선보인 ‘갤럭시Z폴드2’는 펼치면 7.6인치 태블릿 피씨에 버금가는 크기다. 올해 초 출시된 갤럭시S20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0 울트라’는 6.9인치 대화면·고주사율 디스플레이, 1억800만화소 카메라 등 대부분 스펙이 ‘갤럭시노트20 울트라’와 동일하다.

내년에 출시되는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S21 울트라’는 ‘S펜’ 기능도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 ‘폴더블폰’을 밀면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으로서의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폴더블폰이 대중화되면 S와 노트 시리즈를 통합해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이원화하는 전략이 더 효율적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노트야 가지마”

‘노트 팬’들은 대화면의 일반화로 갤럭시노트의 차별성이 옅어졌다는 점은 이해하면서도 노트를 단종 시키는 것은 섣부르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하반기 플래그십으로 폴더블폰이 자리 잡기에는 가격 장벽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컸다.

D씨는 “소비자 입장에서 폴더블폰은 접히는 부분의 주름, 방수·방진, 높은 가격 등 아직 보완할 점이 너무 많다”며 “폴더블폰이 떠오르자마자 노트 단종 계획이 오르내리는 것은 너무 급한 것 같다. 향후 몇 년은 그대로 뒀으면 좋겠다”고 했다.

A씨 또한 “하반기 플래그십을 폴더블로 대체하기에는 아직 가격이 너무 비싸다. 100만원 후반에서 200만원을 훌쩍 넘는 모델을 ‘주력’ 모델로 삼기에는 섣부르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C씨는 갤럭시 노트라는 이름을 버리지 않고 S시리즈에서 통합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C씨는 “갤럭시S 울트라가 나오면서 화면 크기가 동급이 돼 위치가 애매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차라리 S21울트라 대신 갤럭시S21 노트로 이름을 바꾸고 S펜도 내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트를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라인으로 통합하면서도 ‘노트’라는 브랜드명을 가져가면 반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E(26)씨는 “막연히 다음 폰도 갤노트를 사야지 마음 먹고 있었는데, 단종된다면 아쉬움이 클 것 같다”며 “다른 모델로 장점이 분산된 것과 별개로 여러 장점이 한 데 합쳐져 있는 모델은 노트 뿐”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Heav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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