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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최악의 겨울 오나…2.5단계 건너뛰고 3단계도 가능
오늘 신규 확진자 629명, 2월 말 이후 최대
추운 날씨, 산발적 감염, 연말 등 불리한 조건
“현재 거리두기 효과 없어, 바로 3단계 검토 필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3일 오후 예년같으면 수험생들로 북적였던 광주 동구 충장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갈수록 커지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올해 최악의 겨울을 보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난 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수도권은 2+α, 비수도권은 1.5단계로 격상했지만 ▷추운 겨울날씨 ▷전국적인 산발 감염 ▷연말 등 방역에 불리한 여건만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계 격상에 따른 방역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거리두기 다음 단계인 2.5단계를 뛰어 넘어 바로 3단계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규 확진자 629명, 2월 말 이후 최다=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29명이라고 밝혔다. 국내 지역발생이 600명, 해외유입이 29명이다. 신규 확진자 629명은 대구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유행했던 지난 2월 말 이후 최대치다. 수치 자체로는 3월 2일(686명) 이후 277일 만의 최다 기록이다. 하루 최다 수치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이미 1차 대유행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100명 이상 세 자릿수는 지난달 8일부터 전날까지 26일째 이어지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6일∼28일 사흘 연속 500명대를 나타냈다가 이후 3일 간 잠시 400명대로 내려왔지만 다시 500명대로 올라섰다. 그리고 오늘 600명대를 돌파했다. 특히 이번 유행의 확산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여 최다 수치 역시 1차 대유행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미 하루 10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대다수는 지역감염이 차지하고 있다. 전날의 경우도 신규 확진자 540명 가운데 95.6%인 516명이 지역발생 확진자였다. 그 중 수도권(419명), 특히 서울에서만 260명의 환자가 나오면서 전체적인 확산세를 주도했다. 오늘도 지역발생만 600명이었는데 서울 291명,경기 155명, 인천 17명 등 수도권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학교, 직장, 병원 등 일상 곳곳에서 새로운 집단감염이 연일 발생하는 것과 더불어 기존 사례에서 파생된 'n차 감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하는 데 따른 것이다. 주요 신규 집단발병 사례를 보면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밴드동아리와 관련해 전날까지 총 18명이 감염됐고, 동대문구 지혜병원에서도 23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왔다. 또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 부천병원과 관련해 총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밖에 충북 청주의 한 화학회사(8명), 대전 유성구의 주점(9명), 전북 군산시 아파트 보수업체(10명) 사례 등에서도 확진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거리두기 2단계로는 역부족?…“바로 3단계도 검토해야”=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산발적인 감염이 이어지는데다 추운 날씨로 인해 바이러스 증식이 더 쉬운 환경, 연말을 맞아 사람들의 이동량이 많아질 수 있다는 점 모두 방역에 불리한 요소들이다.

특히 3일 수능을 끝낸 학생들이 자칫 새로운 감염의 고리가 될 위험도 있다. 그간 오랫동안 시험 준비를 하면서 힘들었던 학생들이 그동안 미뤄왔던 친구나 지인들과의 만남을 가지면서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능 직후가 더 걱정이다. 수능 직후 긴장감이 떨어지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방역 관리 측면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학생과 부모들을 대상으로 모임은 물론 가족 외식까지도 당분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대학별 고사가 몰려 있는 이달 22일까지 대학 인근 카페나 고사장 등 학생들이 자주 방문하는 시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당부에도 현재의 거리두기 단계로는 현재의 확산세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의 거리두기 2단계에서 다음 단계인 2.5단계를 뛰어 넘어 바로 3단계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확산세는 기준상으로 3단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2단계를 2.5단계로 올린다해도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겨울철, 동시다발 감염, 풍선효과 등 총체적 난국인 상황에서 미리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결국 대형사고가 날 수 있다”며 “결국 병상 부족으로 고령자들이 입원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2월 대구경북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신규 환자가 크게 늘면서 1∼2주의 시차를 두고 발생하는 위중증 환자 수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인공호흡기나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 고유량(high flow) 산소요법 등이 필요한 위중증 환자는 직전일(101명)보다 16명이 늘어 117명으로 집계됐다.

중환자가 늘어나면서 병상 부족은 점점 현실화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중환자가 당장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지난 2일 기준으로 전국에 총 66개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는 전체 중환자 병상 548개의 12%에 불과하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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