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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백신 목표’ 해킹 급증…지적재산권 전쟁 불씨되나
중국·러시아·이란·북한 등 배후 지목
3월 이후 해커활동 코로나19 백신에 집중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공동개발 백신 후보. [EPA]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백신 개발 정보를 훔치려는 국제 해커의 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배후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 등이 지목된다.

22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백신 개발 자료를 빼내기 위해 전 세계 수백개의 제약회사와 연구실, 의료기관 등에 대한 해킹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정보기술(IT)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애덤 메이어스 부사장은 “러시아와 중국 등은 20년간 수 많은 서방기업과 기관을 해킹해왔지만, 3월부터는 코로나19라는 한 가지 주제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5월에는 미 제약사인 길리어드사에 대한 해킹 시도가 발견, 그 배후로 이란과 연계된 해커 그룹이 지목됐다. 당시 해커들은 고위 임원에게 가짜 이메일을 보내는 방식으로 회사 시스템 정보 갈취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에는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가 러시아 해커조직 ‘APT29’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하고 있는 제약사와 연구기관에 대한 해킹을 시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몇 달 동안 코로나 백신·치료 연구와 관련된 7개의 저명한 회사를 표적으로 삼은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을 감지했다”고 발표했다. 해커들은 진크, 세리움이란 이름의 북한 소속 두 단체와 한 러시아 단체 소속으로 밝혀졌다.

해킹 배후로 지목된 국가들은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는 해킹 시도에 대해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이란도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의 백신 연구가 충분히 앞서있기 때문에 타국의 백신 연구를 훔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백신 전쟁의 막이 본격적으로 오른 상황에서 이같은 해커들의 공격이 추후 지적재산권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메이어스 부사장은 “그간 쌓여온 지적재산권 갈등이 전쟁으로 번지느냐의 가장 위태로운 순간에 와있다”고 말했다.

다만 백신과 관련한 정보가 적극적으로 공유되고 있는만큼 해커들이 굳이 백신을 타깃으로 범행을 벌일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마틴 맥키 런던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이미 코로나19 연구에 대한 많은 연구가 공공연하게 알려져있다”면서 “최근 해커들은 백신 정보를 빼내기 위함이라기보다 단순히 능력을 시험해보는 차원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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