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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美 하원의장 재추대 80세 펠로시…공화당과 의석수 좁혀져 큰 부담
18번 하원당선…18년 민주당내 1인자
트럼프 연설문 찢기 등 강한 전투력
80세 최고령 ‘세대교체론’ 불거질수도

낸시 펠로시(80) 미국 연방 하원의장이 내년 1월 출범하는 117대 연방 하원의 의장 후보로 재추대됐다. 내년 하원에서 정식 선출되면 ‘역대 최고령’ 하원의장 기록을 갖게 된다. 2년 전 하원의장으로 선출될 당시 펠로시 의장은 지난 1961년 78세에 당선된 샘 레이번과 함께 공동으로 역대 최고령 하원의장 기록을 세웠다. 이번에 선출되면 유일하게 팔순의 하원의장이 되는 셈이다.

펠로시 의장에게 ‘최고령’이라는 수식어는 그리 반갑지 않을 것이다. 2년 전에도 최고령 나이는 문제였다. 당시 하원의장에 나서는 것이 ‘노욕’이며 민주당을 ‘노인정’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초고령 수뇌부는 민주당의 정체성과 세대교체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아직 이렇다 할 대안이 없다. 2년 전 하원의장으로 선출될 당시 앞으로 4년만 더 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했다는 점과 오는 2022년으로 예정된 중간선거는 집권당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힘들다는 점에서 당내 반발이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펠로시 의장은 하원 의장 후보로 재추대된 뒤 취재진에게도 “내가 가질 수 있는 지렛대를 약화시키고 싶지는 않지만, 약속하겠다”며 2년 후 무조건 물러날 것임을 재확인했다.

펠로시 의장의 높은 정치력도 최고령이라는 한계를 뛰어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는 1940년 정치인 집안인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7남매 중 막내 독녀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하원의원과 볼티모어 시장 등을 지냈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내다 1987년 47세 나이로 하원의원에 당선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그는 수많은 유리 천장을 깼다. 캘리포니아주에서 18번이나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2003년에는 민주당의 첫 여성 원내대표가 됐으며, 2007년 부시 행정부 시절에는 첫 여성 하원의장이 됐다.

18년간 민주당 내 1인자 역할을 해오고 있는 펠로시 의장의 정치력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해 불거진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으며, 올해 2월 트럼프 대통령 국정 연설 당시 그의 연설문을 찢어버린 일화는 유명하다. 1년 전 국정 연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포용의 정치를 이야기한 부분에서 펠로시 의장이 ‘물개 박수’를 보낸 것과 대조적이었다. 연설문을 찢은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친 낸시’라며 맹공격하기도 했다.

일방통행의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높은 전투력을 보여준 펠로시 의장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함께 어떤 역할을 해나갈지 주목된다.

펠로시 의장은 “우리의 다음 주제는 정의에 관한 것이 돼야 한다”며, “그것은 우리 경제에서의 정의, 우리 사법제도에서의 정의에 관한 것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환경에서의 정의, 보건에서의 정의’도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앞날은 순탄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당초 기대와 달리 이번 하원의원 선거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하며 공화당과의 의석 차이가 좁혀졌다는 점에서 큰 부담이다. AP통신은 민주당이 이번에 222대 213석 정도로 우위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펠로시 의장이 차기 하원의장 후보로 재지명됐지만, 이탈표에 대한 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다. 당내 진보세력을 중심으로 10여명이 거부할 경우 의장선출이 어려워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펠로시 의장은 당내 통합에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차기 하원의장으로 재지명된 자리에서 “우리는 엄청난 단결을 이뤄냈다”며, 지난 선거에서 동료를 잃었지만 다음 선거를 향해 다시 뛰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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