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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플러스] ‘정시에 학생부 평가 도입’ 서울대 ‘대입 폭탄’…고1은 부담 커지고, 대학가는 고민 커지고
2023년도부터 정시 일반 20점·지균 40점
고3, 수능 준비에 2학기 내신도 신경 써야
내년 4월 내놓을 다른 대학들 전형안 관건
올 12월3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대구지역 고3 수험생들의 마지막 학력평가가 실시된 18일 오전 대구중앙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 [연합]

서울대학교가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대학 입시를 치르는 2023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지역균형을 신설하고, 내신 등 교과평가를 도입한다고 발표하면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대 정시는 그 동안 대학수학능력시험 100%로 선발해왔는데, 정시에 교과평가가 도입되면서 대입 전략에 큰 변화가 예고되기 때문이다. 당장 내신 경쟁이 치열한 특수목적고, 자율형사립고 학생들은 불리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교과평가 방식이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 방식이므로 내신은 물론 수능,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록까지 모두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시에 ‘교과과정’ 도입해도 수능 영향력 크다=서울대 정시모집 규모는 2021학년도 20%에 이어 2022학년도엔 30.3%, 2023학년도에는 이 보다 10% 이상 늘어난 40%(수시 이월 인원을 합치면 약 45%) 이상이다. 정시에 교과과정이 도입되더라도 수능이 여전히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정시모집 일반전형의 1단계에서 수능으로 2배수를 선발하는 것은 수능을 아주 잘하는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여기에다 정시모집 일반전형의 2단계에서 수능 점수를 80점, 교과평가 점수를 20점 반영하는 것은 2단계에서도 수능 비중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교과평가는 20점 만점에 기본점수를 15점 부여해 수능 성적에 비해 비중이 낮다. 서울대 지원자들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정시 교과평가에서 최고점과 최저점이 10점(지역균형), 5점(일반)의 차이가 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교과평가는 정시모집 지역균형전형과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 실시하며, 3개(A,B,C) 등급 절대평가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원자들 대부분이 A·A나 A·B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2점(지역균형), 1점(일반) 정도의 차이가 날 것이라고 입시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울대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 수능 성적이 우수할 경우, 2단계 교과평가를 적용하더라도 불합격할 가능성은 아주 낮다는 것이 입시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영덕 대성학력평가연구소장은 “교과평가에서 A·A는 5점이고 A·B는 4점, B·B는 3점을 부여하는데, 많은 학생들이 A·A나 A·B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데다 점수 차이는 1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1단계 합격자 중 수능 성적이 아주 좋은 경우 2단계에서 교과평가 성적이 낮아서 불합격하는 경우가 생길 여지는 남아 있다. 2023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에서는 수능을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1단계 통과자 중 커트라인 부근에 있는 학생들은 2단계 교과평가에서 순위가 달라질 수는 있다는 전망이다.

▶“정시에 교과평가 도입·지역균형전형 실시”…학교 교육 충실해야=서울대의 이번 발표는 2023학년도부터 수능 100%로 선발하는 정시모집이 40% 이상으로 급증하는 것에 대한 반작용을 의식해, 교과평가를 도입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입시업계 전문가들은 고등학교 교육과정 운영 정상화와 학교 교육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미리 공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교과평가는 성적에 따라 기계적으로 나뉘는 정량평가가 아니라 학생부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정성평가 방식이다. 서울대는 내신등급 뿐만 아니라 발표나 토론 같은 수업 중 활동과 진로, 적성과 연관된 과목의 이수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는 방침이다. 학생부에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과 교과목 이수 현황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점수 부여 방식은 절대평가로, 2명의 평가자가 독립적으로 평가해 각각 등급을 부여하고 등급 조합에 따라 접수를 획득하는 식이다. 내신과 세특, 교과목 이수 현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A,B,C 3개 등급으로 점수를 부여한다.

수시모집에서만 실시하던 지역균형전형을 2023학년도부터는 정시모집에서도 실시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역균형전형은 2023학년도 정시모집 규모가 전년에 비해 10% 가량 늘어나는 만큼, 늘어난 10% 가량을 선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학교별 추천 인원은 수시모집과 동일한 2명 이내 이며,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정치외교학부, 경제학부, 인류학과), 공과대학, 약학대학 약학계열, 의과대학 의예과, 치의학대학원 치의학과에서 일부 인원을 선발한다.

수시와 달리 정시 지역균형에는 졸업생도 가능하다. 서울대가 정시모입에 지역균형전형을 도입한 것은 수능에 취약한 지방 고등학교에도 서울대 정시모집 지원 기회를 주는 한편, 재학생만으로 지원자가 없을 경우 졸업생도 추천할 수 있도록 한 조치로 보인다. 수능 반영이 60%이므로, 수능 성적으로 인해 일부 고교의 경우 재학생들 사이에서 자원이 없을 수 있기때문이다.

수시 지역균형에서 떨어진 수험생들은 정시에서 서울대 지원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즉, 일반고에서 우수 수험생들은 수시로 들어가고, 수능을 잘 본 수험생들은 드물어 정시 자원 자체가 부족하다. 그러므로 정시 지역균형은 수시에 실패한 졸업생들이나 자사고, 특목고, 비평준화 일반고 혹은 내신이 불리해 수능에 몰입했던 사교육 밀집지역의 수험생들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시는 수능 100%? 정시에 내신 반영?…내년 4월 전형안 ‘변수’=이번 서울대 발표안에 따르면, 서울대 지원자는 고등학교 3학년 2학기에도 학교 공부를 소홀히 할 수 없다. 수능이 100%가 아니라 교과평가가 일반전형에서는 20%, 지역균형선발에서는 40%가 들어가기때문이다. 끝까지 학교 공부를 놓을 수 없는 데다 수능과 내신, 학생부 기록까지 모두 우수해야 서울대 합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서울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들이 서울대의 2023학년도 전형안을 따라오지 않을 경우 고민은 더 커진다. 서울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들의 2023학년도 입시안은 내년 4월에 나온다. 관건은 다른 대학들이 서울대처럼 정시에서 학생부를 볼지, 아니면 이전과 마찬가지로 수능 100%만으로 선발할지 여부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서울대는 명분과 실리를 살리면서 성실하고 똑똑한 학생을 뽑겠다는 묘수를 뒀다”며 “내년 4월까지 다른 대학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지켜봐야 할 변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대를 뺀 다른 대학들은 서울대처럼 정시모집에 내신을 가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이번 서울대 입시안은 2010~2014년에도 서울대가 했던 방식으로, 당시에도 다른 대학들은 이런 기조를 따라하지 않았다”며 “다른 대학들은 내신이 안좋은 특목고 학생들을 뽑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장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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