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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유전자 90%일치 인공 ‘물고기’로 동물실험 대체!
- KIST 유럽연구소, 인공장기 기반 독성평가기법 개발

실험동물 제브라피쉬.[K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새롭게 개발된 화학물질이나 화장품 등 화학물질을 원료로 개발된 신규 제품은 인체에 대한 독성과 환경에 대한 독성 두 가지 부문의 평가를 모두 통과해 안전성을 확인받아야만 유통될 수 있다.

독성‧환경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 내분비 장애 물질의 일종인 비스페놀A(BPA)처럼 유통이 금지된다. 화학물질의 환경 독성 평가는 물벼룩, 녹조 그리고 인간의 유전자와 90% 이상 동일한 물고기인 제브라피쉬 이 세 가지를 대상으로 시험을 해야 하는데, 최근 제브라피쉬는 척추동물로 분류, 동물실험의 윤리적 문제에 직면해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아야만 실험할 수 있게 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독일 현지법인인 KIST 유럽연구소 김용준 단장 연구팀이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공현준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제브라피쉬의 간을 모사한 오가노이드(Organoid)를 배양, 동물실험을 대체하면서 환경에 대한 장기적 독성 및 유해성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현재 제브라피쉬를 이용해 내분비 장애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 물질인 ‘ 비텔로제닌(Vitellogenin)’에 대한 유해성 평가 기법은 독성학 분야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제브라피쉬를 대체 시험하기 위해 개발된 제브라피쉬 오가노이드는 아직 고농도의 VTG를 생성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배양할 수 없어 실제 독성평가에 사용할 수 없었다. 연구진은 제브라피쉬 간세포를 배양하기 위해 폴리에틸렌 글리콜(Polyethiylene glycol, PEG)을 활용해 오가노이드의 뼈대(지지체)를 제작했다. 그 결과, 제브라피쉬 간세포들이 스스로 결합하고 조립되어 28일 동안 형상을 유지해 장기적으로 배양할 수 있게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배양방식을 통해 6주 이상 장기적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만성독성 시험용 제브라피쉬의 인공 간 오가노이드 개발에 성공했다. 이 인공 간을 활용하면 제브라피쉬를 대상으로 직접 시험한 것과 유사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 윤리적 문제가 있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연구팀이 개발한 제브라피쉬 간세포의 3차원 생체모사 시스템을 활용하면, 내분비 장애 물질이 환경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단시간에 평가할 수 있다.

세포 지지체에 따른 바이오마커 발현 변화.[KIST 제공]

김용준 단장은 “글로벌 수준의 동물대체시험법 기반 독성평가 관련 기술을 확보해 국내 기술이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라며 “앞으로 다양한 내분비 장애 물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독성 신호체계를 개발해 환경 독성 분야에 새로운 대체 시험법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환경과학 & 테크놀로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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