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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째 세자릿수인데…광복절 땐 “살인자” vs 주말 민중대회는 “차벽 계획 없어”
코로나19 신규 확진 엿새째 세자릿수
14일 민주노총 등 전국민중대회 예정
99명씩 서울 30개소…경찰 “99명 차원 관리”
당국·경찰, 달라진 대응놓고 “내로남불” 지적
전문가들 “수도권 일상 감염…감염 소지 충분”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 집회 차단을 위한 펜스가 세워져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지난달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로 완화된 지 1개월을 경과한 가운데,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엿새째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번 주말 전국 단위 10만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까지 예정되면서 감염 확산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모이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며 경고했지만, 경찰은 “99명 이하 기준으로 관리할 것”이라며 광복절·개천절 집회 때와 다른 기조를 보였다. 당국과 경찰의 이 같은 대응에 대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는 191명으로 집계됐다. 지역 발생은 162명, 해외 유입은 29명으로 이달 8일부터 엿새째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는 이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로, 지역 발생 확진자 수(162명)만으로도 이달 1일부터 발생한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넘어섰다. 이로써 이달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124.7명이 됐고, 이날까지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은 날은 이달 중 10일이나 된다.

더욱이 토요일인 14일에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어 감염 확산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경찰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등은 14일 오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전국민중대회와 전국노동자대회 집회를 신고했다. 지난 9일 2020전국민중대회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 역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4일 전국 13개 지역에서 총 10만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산하·가맹조직의 99명을 넘지 않는 사전집회는 오후 2시부터 서울 30개곳에서 열린다. 오후 3시께부터는 여의도공원 1문과 12문 사이에서 99명 규모의 본대회가 열린다. 본 대회를 마친 오후 4시부터는 여의도 민주당·국민의힘 당사 인근 5개 구역에 각각 99명이 모인 집회가 1시간가량 개최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경찰의 ‘차벽 설치’ 등 강경 대응은 없을 전망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99명 신고 집회이니 99명 차원에서 관리할 것”이라며 “(차벽 설치)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99명 범위 내에서 펜스 등을 설치해 (집회를)관리할 것”이라며 “(개천절 집회)당시 서울시에선 10명 미만으로만 모이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서울시에서 99명 미만 집회는 허용해 줬고, 99명 미만을 신고했으니 서울시 기조와 같이 그에 맞춰 관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이러한 경찰 대응에 ‘내로남불’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북을 통해 “개천절 땐 광화문 일대가 코로나19 창궐 지역이고, 오는 14일에 광화문 일대는 코로나19 청정 지역이냐”며 “반(反)정부 시위대는 살인자고, 민중대회 시위대는 민주 시민이냐”고 비판했다.

앞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달 4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사망한 사람만 해도 7명”이라며 광화문 집회 주동자들을 가리켜 “살인자”라고 말한 바 있다.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지난 8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테러 집단화한 극우세력을 정부가 직접 통제해야 한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등 광복절 광화문 집회 주최자들을 ‘테러집단’으로 명명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99명씩 30개소로 나뉘어 집회를 진행한다고 해도 감염 확산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결국 ‘사람 간’ 거리두기가 돼야 한다. 거리두기라는 게 결국 집단, 집회 이런 곳에 모이지 말라는 것”이라며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로 올리진 않았지만 사실상 수도권은 일상 감염이 돼 있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같이 구호를 외치고 (집회 이후)마스크 벗고 식사를 하는 등 감염의 소지는 당연히 있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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