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SH공사 “조직개편” 서울시 ‘제동’
공공재개발 추진 인력증원 필요
市 “조직변화 커 신중검토 사안”
SH공사, LH와 수주경쟁 속 불만
새 시장 前 ‘자리만들기’ 시각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공재개발 등 달라진 업무 환경에 맞춰 정원 확대와 조직개편을 시도하려 들자 서울시가 제동을 걸었다. SH공사는 정부의 주택공급확대 정책인 ‘8·4 부동산 대책’의 신속 추진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시는 내년 빡빡한 재정 여건을 감안해 보궐선거 이후 새 시장 취임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SH공사 1노조가 9일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에게 인력 충원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내기로 하는 등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세용 사장이 조직개편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시장이 유고한 상황에 산하기관 조직개편을 권한대행이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인력증원+조직개편’안, 서울시의 발목잡기?=9일 SH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1~6월 외부조직진단을 거쳐 가용인력 재배치 뒤 적정인력이 총 139명 더 필요하다는 분석을 받았다. 올 7월 현재 공사의 정원은 1347명, 현원은 1334명으로, 조직진단에 따른 인력충원 규모는 정원의 10%에 해당한다.

공사의 ‘공공주택 공급확대’ 및 ‘소규모주택 관리 개선’을 위한 직제 개편안을 보면 8·4대책 후속조치로서 공공재개발사업처를 신설하는 것 외에도 소규모주택관리부, 컴팩트시티사업처, 청년사회주택사업처, 공공개발총괄부, 주택매입2부 등을 신설하는 등 변화가 적지 않다.

공사는 이같은 정원확대와 조직개편안을 지난달 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하려 했으나 서울시 반대로 보류해야했다. 지방공기업법 상 공기업의 정원확대와 조직개편은 시 사전협의와 승인을 반드시 거쳐야한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시와 사전 의견 조율 과정에서 애초 주무부서는 ‘OK’ 한 사안을 서 권한대행이 ‘새 시장 이후에 하라’고 결정을 미룬 것”이라며 “새 시장 취임 뒤 새 사장을 인선하면 내년 6월이 되는데 그러면 공공재개발, 재건축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고 했다.

SH공사가 조급함을 보이는데는 공공재개발 시장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와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재개발 신청 접수 결과 예상보다 많은 60여곳이 몰리고, LH공사가 전담 인력 30명을 꾸리는 등 대비하는 데 반해 SH공사는 12명을 임시로 배치하는데 그쳤다. SH공사 관계자는 “다른 부서 인원을 여기저기서 차출하니 직원들은 ‘권한대행이라도 일은 할 수 있게 해줘야하는 거 아닌가’하고 불만을 보인다”고 전했다.

▶권한대행 체제서 결정 부담된 듯=SH공사의 주장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조직개편의 필요성 유무는 둘째치고, 조직변화가 크고 시기도 부적합할 수 있어 신중하게 검토할 사안”이라며 “권한대행은 ‘공사의 자체 조직진단만 믿지 말고, 시 주무부서가 원점에서 조직진단을 해보자’고 한 것”이라며 권한대행이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시 공기업과에 따르면 가락시장을 운영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시설관리공단도 해당 주무부서에서 조직진단을 실시 중이다.

하지만 권한대행 체제 아래에서 산하 공기업의 정원확대 결정이 부담스러워 내년 보궐선거 이후로 결정 시기를 미뤘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한 시 내부에선 산하 공기업과 투자출연기관들이 새 시장이 오기 전 정원확대 등을 통해 ‘자리 만들기’를 꾀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편 SH공사의 김세용 사장 임기는 연말까지다. 임기 연장을 거쳐 현직을 유지할수도 있으나 서울시 주택실장이 직무대행을 할수도 있어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11월 1일부터 공석인 경영본부장 임명을 위해 시는 시의회, SH공사와 임원 추천위원회 구성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한지숙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