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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해소 다이어리 만들고 공감 나눠요”…‘코로나 블루’ 맞서는 대학생들
20대, 설문·상담등 자체 해결 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취업난, 외부와 단절 등을 이유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20대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이에 맞서려는 20대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본인 경험 등을 토대로 자발적 상담을 해 주기도 하고, 더 나아가 우울감을 개선하려는 상품 제작, 프로젝트 등에도 나서고 있다.

9일 헤럴드경제와 만난 대학생 김모(22)씨는 ‘우울감 해소를 위한 다이어리’를 기획하고 있다. 김씨는 “처음엔 우울증 환자를 위한 다이어리로 시작했지만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나서 코로나 블루로 괴로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대단히 많았다”며 “이들은 본인이 우울증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조금의 우울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 실제 상담이나 치료를 받기를 어려워한다”고 설명했다.

함께 다이어리를 제작하고 있는 또 다른 대학생 김모(26)씨도 “너무 의학적이지 않도록 우울증 치료라는 말보다는 우울감 해소, 개선, ‘힐링’이라는 말이 어울리도록 구상 중”이라며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보고 답할 수 있는 방향”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우울감을 호소하는 20대는 올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우울증 진료비 현황’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우울증 진료를 받은 20대 환자는 9만2130명이다. 지난해(11만8166명)에 비해 78.0%나 증가했다.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우울증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생활 속에서도 우울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국내 최대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하루에도 10건 안팎씩 우울감을 호소하거나 대화를 해 줄 수 있는 이들을 찾는 게시물이 올라온다. 우울증 진료를 받을 경우 연말 건강보험 내역에 나오냐고 묻거나 어떤 약이 증상 개선에 좋다는 등의 정보도 주고 받는다. 연세대 에브리타임에는 아예 별도로 ‘우울증 게시판’이 만들어졌을 정도다.

이같은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려는 대학생들의 움직임에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육성필 한국심리학회 코로나19 특별대책위원장(용문상담심리대학원대 교수)은 “우울이나 우울감이 일반 사람들도 많이 경험할 수 있고 어떤 경우는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이 도와주거나 잘 관리하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며 “스스로 활동에 나서고 도와주려고 하는 커뮤니티들이 만들어지는 건 엄청나게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정한 자문이나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육 위원장은 “익명이 접근성이나 이용성이 좋기는 하나 서로 존중하고 인격권을 침해하지 않는 안전판이 마련돼야 한다”며 “대신 상담과 관련한 자문이나 코칭을 받고 활동한다면 훨씬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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