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리는 사이배슬론 2020 국제대회 착용형 로봇 종목에 출전하는 이주현 선수가 워크온슈트4를 착용하고 훈련하고 있다.[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하반신 마비 장애인을 위한 외골격 로봇을 개발하고 장애극복 로봇 국제대회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 연구팀이 오는 13일 KAIST 대전 본원에서 열리는 ‘사이배슬론(cybathlon) 2020 국제대회’에 참가한다고 4일 밝혔다.

사이배슬론 국제 대회는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로봇과 같은 생체 공학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겨루는 국제 대회다. 지난 2016년 첫 대회가 개최된 이후 올해 5월 스위스에서 2회 대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출전 팀이 속한 각 국에 개별 경기장을 설치해 분산 개최하는 방식으로 대회 규정을 변경했다.

공 교수 팀은 6개 장애물을 포함해 국제 규격에 맞춰 제작된 경기장을 KAIST 대전 본원에 설치하고 착용형(웨어러블) 로봇 종목에 출전한다.

6개의 종목으로 구성된 사이배슬론 2020 국제대회에는 25개국 소속의 60여개 팀이 참여하며 공 교수 팀이 출전하는 착용형 로봇 종목에는 미국·스위스 등 세계 8개국을 대표해 출전한 12명의 선수가 승부를 펼친다.

착용형 로봇 종목은 하반신이 완전 마비된 장애인 선수가 두 다리를 감싸는 외골격형 로봇을 입은 상태로 평지 및 험지 걷기·앉았다 일어서기·계단 오르내리기·계단 및 측면 경사로 보행 등 6개의 장애물을 통과해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는 경기다.

임무 완수의 정확도에 따라 점수가 주어지며 10분 안에 얻은 점수를 합산해 선수의 최종 성적으로 기록한다. 총점이 같을 경우 짧은 시간 안에 경기를 완료한 선수가 우위에 오른다. 대회 당일에는 출전 선수 별로 총 3번의 도전 기회가 주어지며 이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준으로 상대 선수들과 경쟁하게 된다.

공 교수팀은 김병욱·이주현 씨를 대표 선수로 선발해 9개월 간 훈련을 진행해왔다.

현재 두 선수 모두 6개의 장애물을 어려움 없이 통과해 임무를 완수하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계단 위에서 중심을 잃는 등의 극한 상황을 가정해 이를 극복하는 훈련을 진행 중이다.

주최 측은 오는 14일 최종 순위 발표 및 메달 수여식을 진행하고 출전팀 경기 영상을 사이배슬론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사이배슬론 출전 선수와 연구진. 왼쪽부터 최정수 영남대 교수, 김병욱 선수, 이주현 선수, 우한승 KAIST 박사, 공경철 KAIST 교수.[KAIST 제공]

공 교수팀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엔젤로보틱스, 세브란스 재활병원, 영남대학교, 재활공학연구소 등 각계 최고의 연구팀과 협력해 외골격 로봇 ‘워크온슈트4’를 개발했다.

공 교수는 “각국 연구팀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대회의 본질인 만큼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발전시킨 기술을 공개하고 서로 배울 기회가 주어져 다행ˮ이라고 말했다.

지난 1회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대회에 출전하는 김병욱 씨는 “국산 착용형 로봇 기술이 전 세계와 비교해 얼마나 우수한지 증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