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최대수혜
유망자산 주식 꼽아
KB금융 부자보고서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부자들의 수와 자산이 크게 늘면서 상속·증여가 중요해졌다. 상속·증여로 인한 새로운 부자의 탄생도 급증했다. 세금을 아끼기 위해 아들·딸 대신 손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그 동안 가장 많은 돈을 번 자산은 부동산이었지만, 현재는 주식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그룹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0 한국부자(富者)보고서’를 내놨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응답자 중 93.9%가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주겠다(복수응답 가능)고 답했다. 2011년 첫 조사에 비해서는 4.8%포인트(p)가 줄었다. 대신 손자녀가 늘었다. 2011년 자산이전대상으로 손자녀를 언급한 비율은 9.2%에 그쳤으나, 올 들어 31.8%로 급증했다. 총자산 50억원 이상 부자들일수록 손자녀를 자산이전 대상에 포함시킨 경우가 36.9%로 크게 늘었다.
방식으로는 증여와 상속 병행이 63.6%로 여전히 가장 높았다. 다만 전부 상속 혹은 전부 증여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해 여러 수단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졌음을 알 수 있다. 물려주려는 자산 유형을 보면 현금 및 예적금이 67.4%로 가장 많았다. ‘거주용 부동산’(62.9%), ‘거주 외 부동산’(59.1%), 주식이나 펀드 등 ‘유가증권’(50.8%)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외 사망보험, 종신보험 등의 ‘보험 상품’이 36.4%, ‘사업자산’ 21.2%였다.
상속·증여와 함꼐 기부를 택한 응답자도 6.8%로 2011년 1%에 비해 대폭 늘었다. 자산이 많은 부자일수록 기부에 긍정적이었다.
부자들의 부의 원천은 ‘사업수익’(37.5%)이 가장 많았다. 2011년 주된 원천으로 ‘부동산투자’를 선택한 응답이 45.8%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상속이나 증여’ 자산이 현재 부의 원천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19%로 10년 전보다 5.3%p 늘었다.
한국부자의 자산 절반 이상은 부동산 자산이 차지했다. 부자들은 56.6%를 부동산으로, 38.6%를 금융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현 정부 출범인 2017년 부터 부동산자산 비중이 가파르게 높아졌다. 집값 상승에 따른 평가액 증가 영향으로 보인다. 부자들은 국내 일반가구에 비해서는 금융자산 비중이 두배 이상 높았다.
KB금융 2020 한국부자보고서 |
부자들 상당수가 부동산을 통해 자산규모를 늘렸지만, 정작 선호하는 자산으로는 주식을 선택했다. 유망 금융상품 1순위 투자처로 주식을 택한 부자들은 57.1%에 달했다. 1~3순위까지 복수로 응답한 사례로 집계하면 61.6%로 비중이 더욱 늘었다. 뒤를 이어 연금, 변액, 변액유니버셜 등의 ‘투자·저축성 보험’(1순위 17.6%, 1+2+3순위 28.0%), 주가연계증권(ELS) 등이 포함된 ‘펀드’(1순위 14.3%, 1+2+3순위 26.8%)의 순이었다. 유망 투자처에 대한 전망은 자산별로 차이가 컸다. 50억원 이상 부자들은 펀드나 채권 보다는 일임형·신탁 상품을 선호했다.
KB금융 2020 한국부자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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