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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별세]박영선 장관 “이건희 회장, 대한민국 반도체 신화 이뤄”
1980년대 “반도체에 미쳐있다”던 열변 회상
‘삼성 저격수’도 인정한 ‘반도체 큰 획’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 소식에 “대한민국 반도체 신화를 이룬 분”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박 장관은 25일 페이스북에 MBC 경제부 기자 시절 이 회장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1980년대 말 어느 여름 제주도 전경련 세미나에서 이 회장이 한 시간 가량 반도체의 미래에 대해 열변을 토했던 일을 떠올렸다. 박 장관은 “(이 회장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반도체에 대해 열변을 토하며 ‘난 지금 반도체에 미쳐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유학 시절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영화를 자주 찾았던 이 회장이 이병철 선대회장의 추천으로 봤다는 일본영화 ‘천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천칭은 솥뚜껑 만드는 일을 가업으로 이어오던 집에서 아들에게 솥뚜껑을 하나 팔아야만 가업을 물려주겠다는 조건을 내걸며, 어린 아들이 상인과 소비자의 마음에 대해 깨닫게 된다는 영화다.

박 장관은 영화에 대한 기억을 전하며 “1993년 이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 이후 삼성전자는 휴대전화와 반도체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오늘의 삼성은 이 회장의 반도체 사랑이 만든 결과”라 평했다. 이어 “영화 천칭을 다시 떠올리며 대한민국 반도체 신화를 이룬 이 회장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국회의원 시절 재벌 개혁과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며 삼성을 향해 매서운 질의를 이어갔던 대표적인 ‘삼성 저격수’였다. 2005년 초선 시절에는 금산분리와 관련해 금융산업 구조개선법을 내 삼성을 긴장시켰고, 당시 참여정부가 다른 금산법 개정안을 내자 “정부가 삼성의 대리인이냐”고 비판을 하기도 했다.

여러 차례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을 증인으로 부를 것을 요구했고, 2006년에는 이 회장이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자 심상정 의원과 함께 검찰 고발안을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합병에 반대하자,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박 장관이 대한민국 경제의 원활한 운영을 현저히 저해한다면 외국인 투자를 제한한다는 내용의 외국인 투자 촉진법 개정안을 내기도 했다. 이는 삼성의 경영권 방어에 우호적인 내용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된 이후에는 삼성 등 대기업의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전수하며 상생하는 정책을 강조해왔다. 삼성전자는 중소기업들이 스마트공장을 추진할 때 ‘코치’해주는 멘토기업 역할을 하고 있고, 반도체 분야 중소기업들의 시제품 생산을 지원하는 ‘자상한기업’으로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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