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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 백신 없나요?”…불안한 마음에 외국산 찾고 제조사까지 일일이 확인
불안함에 백신 제품명 확인, 외국산 제품 찾기도
“공급 많았던 제품일수록 사망자가 맞았을 확률 높아”
“외국산 제품이 더 안전? 공급량 적어서 보이는 착시효과”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독감 백신을 맞긴 맞아야 하는데 아무래도 이번 사망자가 맞은 백신은 왠지 찜찜해서요. 좀 더 비싸긴 하지만 수입 백신이 낫지 않을까 싶네요.”(서울에 사는 최 모씨·44)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독감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백신 제품명을 일일이 확인하거나 특정 백신만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백신과 사망과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백신이 더 안전하거나 위험하다고 단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3일 0시 기준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람은 총 32명으로 확인됐다. 이 중 일부는 사망 원인이 백신과의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지만 사람들의 불안감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독감 예방접종을 하려는 사람들 중에는 백신 제품명을 확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현재 국가조달로 계약된 백신은 7개 제조사의 9개 제품이다. 여기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 녹십자, LG화학, 보령바이오파마, 한국백신, 일양약품과 같은 국내 제조사와 사노피파스퇴르라는 프랑스 제조사가 있다. 반면 국가예방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제조사는 보령제약, 동아ST,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있다.

이 중 사망자들이 접종한 백신은 대부분 국산 제조사들 제품이다. 이 중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4가’를 접종한 사망자가 가장 많다. 하지만 이 제품이 특별히 다른 제품보다 더 위험하거나 안전성이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맞은 백신은 대부분 무료접종 백신이기에 국가예방접종 사업으로 공급이 많았던 백신일수록 사망자가 맞은 백신일 확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며 “반면 돈을 내고 맞아야 하는 국가예방접종 사업 미참여 제품은 맞은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사망자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불안감을 느끼는 일부 사람들 중에는 사망자가 맞은 백신이 아닌 외국산 제품을 특정해 접종하겠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외국산 제품이 국산 제품보다 더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산 백신으로 인한 사망자가 1명이어서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사망자가 적은 건 실제 시장에 공급된 외국산 백신의 수량이 매우 적기 때문”이라며 “실제로는 국내 제조사 중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경우가 아니면 외국산 원료를 수입해서 제조한다. 만약 백신 자체의 문제라면 외국산 원료가 문제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사망 원인과 백신과의 연관성이 낮은 상황에서 백신 자체의 문제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억울하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백신과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는데 계속 제품명이 노출되면서 마치 이 백신이 안전하지 않다, 맞으면 안된다는 식의 프레임이 씌워지고 있다”며 “사실 제조사들로서는 낮은 단가지만 국가 사업에 동참한다는 선의에 의해 예방접종 사업에 들어왔는데 이렇게 억울한 피해를 보면 내년부터 어느 제조사가 선뜻 사업에 참여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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