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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가의 도발…야스쿠니 신사 가을제사에 공물
아베 정책 계승…사실상의 참배 효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연합]

[헤럴드경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17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의 혼령을 함께 제사 지내는 야스쿠니(靖國)신사의 가을 큰 제사(추계예대제)에 공물을 봉납해 파장이 예상된다.

직접 참배를 피하긴 했지만, 사실상의 참배 효과를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가 총리는 이틀간의 야스쿠니신사 가을 큰 제사가 시작된 이 날 제단에 비치하는 비쭈기나무(상록수의 일종)인 '마사카키'(木+神)를 바쳤다.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제2차 집권기인 7년 8개월여 동안 관방장관으로 있으면서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고 공물도 보내지 않았다.

공물 봉납은 두가지 포석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직접 참배할 경우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초래해 취임 초기부터 외교적 격랑에 휩싸일 수 있는데, 공물 봉납으로 이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공물 봉납으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요구하는 일본 내 우익 세력에는 어느 정도 성의를 표시하는 모양새를 취한 셈이다.

NHK에 따르면 스가 총리 외에 다무라 노리히사(田村憲久) 후생노동상과 이노우에 신지(井上信治) 2025오사카 엑스포 담당상이 이번 야스쿠니신사 추계예대제에 맞춰 마사카키를 봉납했다.

다무라 후생상과 이노우에 엑스포 담당상은 모두 지난 9월 16일 출범한 스가 내각에 새로 합류했다.

아베 전 총리의 경우 제2차 집권을 시작한 이듬해인 2013년 12월 26일 한 차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고, 이후 재임 중에는 한국과 중국을 의식해 봄·가을 큰 제사와 8.15 패전일(종전기념일)에 공물만 봉납했다.

아베는 퇴임 후 사흘 뒤인 지난달 19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아베 내각의 온전한 계승을 내세우며 취임한 스가 총리는 이번 공물 봉납으로 야스쿠니신사 문제에서도 아베 노선을 답습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구단(九段)에 세워진 야스쿠니 신사는 1867년의 메이지(明治) 유신을 전후해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여러 침략전쟁에서 일왕(천황·덴노)을 위해 목숨을 바친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이 가운데 90%에 가까운 213만3천 위는 일제가 '대동아(大東亞)전쟁'이라고 부른 태평양전쟁(1941년 12월~1945년 8월)과 연관돼 있다.

일제 패망 후 도쿄 전범 재판(극동국제군사재판)을 거쳐 교수형에 처해진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7명과 무기금고형을 선고받고 옥사한 조선 총독 출신인 고이소 구니아키(小磯國昭·1880∼1950) 등 태평양전쟁을 이끌었던 A급 전범 14명이 1978년 합사(合祀) 의식을 거쳐 야스쿠니에 봉안됐다.

이 때문에 야스쿠니신사는 일본 우익 진영에는 '성소'(聖所)로 통하지만, 일제의 침략전쟁으로 고통을 겪었던 주변국 사람들에게는 '전쟁 신사'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야스쿠니에는 일제의 군인이나 군속(군무원)으로 강제징용됐다가 목숨을 잃은 조선인 2만1181위와 대만인 2만7864위도 본인이나 유족의 뜻과 무관하게 봉안돼 됐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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