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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몽의 삶” 미국인 절규 속 ‘딴소리 정치’
국민, 당장의 먹거리 부족 호소
대통령·공화당·민주당 ‘엇박자’
5차 경기부양책 세월아네월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경제 충격 최소화를 위한 미국의 5차 경기부양책이 산으로 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공화당·민주당 등 협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3개 주체 모두 딴소리를 해서다. 당장 먹거리가 없어 ‘악몽 같은 삶’이라는 시민의 절규가 터져 나온다.

1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친정인 공화당부터 부양책 엇박자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경기부양책! 통크게 가라. 그렇지 않으면 집에 가라!!!”고 공화당을 압박했다. 그는 지난주 민주당과 협상 중단을 지시하곤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규모가 더 큰 부양책을 원한다고 했다. 그러더니 민주당이 내놓은 2조2000억달러 안보다 돈을 더 써야 한다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걸로 보인다.

행정부 쪽 협상 대표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앞서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제안한 1조8000억달러 안도 무색케하는 ‘단독 드리블’이다.

공화당은 ‘마이웨이’ 분위기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19일 회기가 시작하면 상원이 할 첫번째 일은 미국 근로자에 초점을 맞춘 부양책을 표결하는 것”이라고 했다. 급여보호프로그램(PPP) 등을 포함해 액수로는 5000억달러 가량 되는 걸로 알려졌다. 민주당 쪽에서 ‘말라깽이 법안(skinny bill)’이라며 지난달 일축했던 단편적인 안을 또 들고 나온 셈이다. 그동안 협상은 백악관과 민주당 중심으로 돌아갔는데 공화당이 본격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월 선거를 고작 3주 앞두고 공화당의 분열을 극명하게 보여준 상충하는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공화당에선 행정부 입장인 1조8000억달러 안을 받는 것도 망설이고 있다. 늘어나는 재정적자 때문이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펠로시 의장을 공격했다. 반대하지도 않는 정책을 막는 데 수개월을 허비하고 있다면서다.

민주당이 매코널 원내대표의 안을 받을리 만무하다. 펠로시 의장은 같은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므누신 장관의 제안이 팬데믹과 깊은 침체로 인한 수요를 대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고 거부할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에 자신의 사인이 담긴 수표가 미국인에게 지급되고 주식시장이 오르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도 비판했다.

부양책을 둘러싼 견해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안도 도출될 가능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WP는 봤다. 행정부와 민주당이 합의해도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의 지지를 얻기 힘든 구도다.

협상 교착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미국인에게 돌아가고 있다. 텍사스주에 사는 실비아 패디아는 로이터에 “깨어날 수 없는 악몽과 같다”며 “감자와 콩, 토르티아를 만들 밀가루 정도가 집에 있다. 4월에 받은 1200달러 외에 새로운 수표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경제교사 격인 재러드 번스타인 예산정책우선주의센터(CBPP) 선임 펠로는 “현재 진행되는 협상이 성공적이라고 해도 내년 초엔 추가 경제 부양책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전날 국제금융협회(IIF) 연례회의에 참가해 한 말이다. 민주당 집권하면 6차 부양책 가능성이 있다고 시시한 걸로 읽힌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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