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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대면 악용’ 한국기업 무역사기 피해 1년새 2배 급증
5년간 524건 중 최근 1년 166건
서류위조·결제사기·선적불량 순

#. 지난해 8월 프랑스의 유명 기계 제조업체와 수입계약을 체결한 A 업체는 전체 대금의 30%를 상대 기업의 상하이 지사로, 나머지 70%는 프랑스 본사로 송금하기로 했다. A 업체는 이후 대금을 중국이 아닌 터키로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아 이메일로 알려준 터키 계좌로 40만 달러를 보냈다. 그러나 알고 보니 해당 계좌는 사기업체가 프랑스 기업의 이메일을 해킹하고 보낸 계좌 정보였다. 업체가 뒤늦게 터키 은행을 상대로 대금 지급을 정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대금은 이미 해커에게 지급된 이후였다.

우리나라 기업을 상대로 하는 무역 사기가 지난 일 년 새 2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비대면 무역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우리 기업 대상 해외 무역사기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무역 사기 사건은 524건에 달했다. 이는 KOTRA 해외무역관에 접수된 사건만 파악한 수치로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최근 1년간 무역 사기 건수만 16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이자 지난 5년 간 집계된 가장 많은 무역 사기 건수다.

피해 유형별로는 구매대금 입금영수증, 법인등록증, 수표 등을 위조해 납품을 요구하고 운송비와 제품을 편취하는 서류위조가 46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결제사기(37건), 선적불량(33건), 이메일 해킹(22건) 등의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가 33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럽(32건)과 중동(24건)이 그 뒤를 이었다. 아프리카(17건)와 중국(17건), 북미(16건)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의원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비대면 경제 활성화에 따른 부작용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데 KOTRA가 이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형별·지역별 무역 사기 추이를 예측해 비대면 경제 시대의 선제적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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