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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실 사고에 규제까지…P2P ‘돈줄’ 끊겼다
‘빅3’ 5.9억→2.3억원 급감
업계 “정부 규제강화 때문”
당국은 위험관리에 무게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간판 업체들의 9월 모집액이 1년 전보다 최대 84%까지 급감했다. 부실이 줄줄이 드러나며 경계감이 커진 데다가, 개인의 투자한도까지 줄어들며 유입금액이 감소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P2P 업계는 지난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 법제화를 앞두고 시장규모를 무섭게 키웠다. 올해 들어선 누적 대출금이 1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5일 P2P업계에서 따르면 상위 3개 업체(테라펀딩·어니스트펀드·피플펀드)는 지난 8월27일 이후 한달여간 일평균 2억3000만원을 모집했다. 올해 1~8월 사이의 일평균 모집액(5억9000여만원) 대비 40% 수준이다.

테라펀딩은 지난해 일평균 11억3000만원 가량을 끌어모았으나, 올해 1~9월 평균 모입액은 3억2000여만원 수준이다. 8월 말 이후 실적(일평균 1억8000여만원)은 작년 대비 84% 급감했다.

작년엔 하루에만 9억원 정도 모집하던 어니스트펀드는 올해 들어선 48% 가량 실적이 줄었다. 8월 말 이후 한달치만 보면 작년보다 68% 이상 쪼그라들었다.

P2P 대출을 받은 개인들도 충격파에 노출됐다. 개인신용·담보대출을 취급하는 한 P2P업체는 지난달에 기존 대출을 연장하지 못한 사례가 6건이었다. 창사 이후 처음이었다.

이 회사 대표는 “수천만원의 투자금은 10분이면 모집했는데 최근엔 며칠째 투자자를 찾아도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배경은 복합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산담보대출을 주로 취급하던 P2P업체 팝펀딩 금융사고다. 이 회사의 대출이 연쇄적으로 부실화하면서 연계된 사모펀드까지 환매중단됐다. 이후 일부 업체들의 부실이 확인되면서 ‘혁신금융’의 하나로 여겨졌던 업계 이미지가 나빠졌다.

더구나 3월 이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P2P 업체들이 소상공인 등에 내준 대출이 부실화할 수 있단 우려도 번졌다. 증시가 무섭게 오르면서 투자금 시프트(이동) 현상도 나타났다.

한 P2P업계 관계자는 “온갖 악재가 터져나오면서 업계가 박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P2P업계는 금융당국이 ‘P2P대출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개인투자자의 투자한도를 절반으로 줄인 게 ‘치명타’라고 주장한다. 8월27일부터 시행된 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업체당 투자한도는 1000만원으로, 부동산 관련 투자는 500만원으로 줄었다. 온투법은 이미 시행되고 있으나, 당국은 정식 P2P업 등록까지 유예기간을 1년 부여했다. 라이센스를 받기 전인 업체들은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

주요 P2P업체들은 당국에 “정상영업을 하는 업체만이라도 투자한도 적용을 유예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정식 등록을 늦추며 규제차익을 누리려는 업체들을 통제하려면 일부 영업행위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당국이 상반기 부실 업체들이 나온 것을 의식해 위험관리 측면에서 진입장벽을 구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민섭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은 등록업체가 나올 때까지 투자를 보류할 가능성이 높고 당국도 사고 차단을 위해 고강도 기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적어도 4~5개월 혹한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준규·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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