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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관계 ‘치명타’…文대통령 임기 내 대화재개 물건너 가
靑, 강경대응 속 한반도평화 지속 견지
이인영, 이산 간담회 취소 “상황 엄중”
김정은에 상황 보고됐는지가 핵심
北 사후조치 등 없인 국민여론 악화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공무원 A(47)씨가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호10호와 생전 사용하던 공무원증, 생활하던 선실의 모습(위부터). [연합]

북한이 한국 국민을 사살한 뒤 시신을 불태워 훼손하는 대형악재가 불거지면서 남북관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경색된 남북관계는 북한의 만행으로 분위기 반전조차 어려워졌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사그라지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기한 종전선언 구상은 오히려 발표 고의지연설의 빌미로 공격당하는 형편이다. 자칫 문 대통령의 임기 동안 남북협력이나 대화 재개마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워낙 명백한 범죄이기 때문에 유야무야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임기 후반기인데 이 문제가 꼬이면 국내정치 전반이 꼬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우리 국민에 대한 총격과 시신 훼손이라는 충격적인 일로 대북여론이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남북관계 경색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외신들도 대부분 남북관계 악화를 전망했다. AP통신은 “북미 간 핵 외교 교착 속에 남북 간 교류와 협력프로그램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남북 간 불편한 관계를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 역시 남북 간 외교적 관계의 추가 탈선은 물론 인도적 지원을 통해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정부 노력에 관한 국민 지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진상규명과 함께 북한의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한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이번 사건에 대해 충격적이며 유감스럽다면서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의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촉구했다.

다만 청와대와 정부는 북한의 이번 행위가 9·19 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라면서 남북관계는 지속되고 견지돼야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성과라 할 수 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지금 잠시 멈춰서기는 했지만 근간부터 흔들릴 경우 국정운영 전반 타격으로 이어지고 임기 후반기 레임덕을 가속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위기감의 반영으로 풀이된다.

관건은 북한의 반응 여부다. 북한이 유감을 표명하고 자신들의 입장을 나름 설명한다면 수습의 여지가 남지만 영구미제화시키기 위해 묵살하거나 침묵하면 악화된 대북여론을 달랠 길이 없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까지 보고됐는지가 핵심”이라며 “이번 사건이 김 위원장의 전선경계 강화 지시 뒤 매뉴얼에 따른 것이라면 북한이 유감을 표명할 수도 있겠지만 김 위원장까지 보고됐다면 입장을 바꾸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탈북민 재입북 사건이 발생하자 개성을 봉쇄하고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하면서 전선경계가 무너진 전연부대 책임자를 처벌하고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남북대화 재개에 공을 들여온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이날 예정된 이산가족 유관단체와의 차담회를 취소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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