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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상황 심각성 제대로 인지했나? 의문
靑보고 10시간·대국민 발표 34시간
보고-대응체계 최악의 허점 노출
알고도 ‘평화’ 메시지 냈다면 논란

연평도 실종 공무원이 북측의 총격으로 피살되고 시신까지 불태워진 만행이 벌어진 가운데 청와대와 국방부 등의 대응을 두고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서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공무원 A(47)씨의 총격 사살 및 시신 훼손 첩보가 입수된 뒤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되기까지 10시간이나 걸렸다. 국민들에게 발표한 것은 34시간이나 흐른 뒤다. ‘첩보의 신빙성을 분석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는 게 청와대의 해명이다.

국방부와 군도, 사태의 경중을 제대로 판단하는 데 실패해, 대통령에게 제때 정확한 보고를 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 결과, 23일 새벽 1시께 청와대 내에서 관계장관들이 모여 상황을 공유하고 첩보를 확인하는 긴급 관계장관회의가 열린 시각,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에 한반도 종전선언 지지를 호소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청와대는 미리 녹화된 문 대통령의 연설과 북한의 만행 대응을 연계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으나, 일련의 보고 및 대응 과정에서 청와대와 군이 상황 판단에 실패한 책임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청와대의 설명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첫 서면 보고를 받은 것은 지난 22일 오후 6시36분이다. 문 대통령에 올라간 보고는 ‘A씨가 해상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수색에 들어갔고, 북측이 그 실종자를 해상에서 발견했다’는 첩보였다.

이어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 청와대는 ‘북한이 월북 의사를 밝힌 A씨를 사살한 뒤 시신을 훼손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23일 새벽 1시∼2시30분 청와대 참모진과 관계장관들이 청와대에 모여 상황을 공유했다.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영상은 새벽 1시26분부터 16분간 이뤄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A씨 총격 사살 및 시신 훼손 첩보는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수많은 첩보상태에서 보고를 올리지 못한다”고 했다. 군도, 청와대 참모도, 외교 안보 장관들도 피격 공무원 관련 첩보를 ‘수많은 것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이 대면 보고를 받은 시점은 23일 오전 8시30분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에서 원인철 합참의장과 신임 육군·공군참모총장 등으로부터 보직 신고를 받은 뒤 환담을 나눴는데, 평화만을 역설했다.

24일엔 군에 의해 사건이 공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후 2시 경기 김포의 민간 온라인 공연장에서 디지털 뉴딜 문화콘텐츠산업 전략 보고회를 주재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강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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