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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서도 격돌한 美中…‘UN 역할 강화’ 강조한 文 대통령
미중 갈등 속 해법으로 ‘포용적 다자주의’ 제시
“UN, 포용적 국제협력 중심돼야” 강조하기도
美中, UN 연설에서도 ‘코로나19’ 책임 두고 설전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올해로 창설 75주년을 맞은 유엔(UN)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다자주의 회복을 위한 역할 강화’를 당부했다. 당장 이번 유엔 총회에서마저 갈등 양상을 보인 미국과 중국 앞에서 문 대통령은 “함께 잘살기 위한 다자주의”를 강조하며 유엔의 적극적인 행동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열린 제75차 유엔 총회 일반 토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코로나 이후의 유엔은 보건 협력,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경제협력,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전 지구적 난제 해결을 위해 ‘인류 보편의 가치’를 더 넓게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75주년을 맞은 UN에 대해 "75년 전 유엔을 창설한 선각자들처럼 대변혁의 시대에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다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한 문 대통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엔의 새로운 역할로서, 함께 잘 살기 위한 다자주의,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을 강조한다"고 덧붙이며 “유엔이 오늘 이 순간부터 새로운 시대, ‘포용적 국제협력’의 중심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UN의 역할 강화를 강조한 것은 미중 경쟁으로 다자주의가 약화된 외교적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이날 문 대통령에 앞서 연설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놓고 유엔에서 공개 설전을 벌였다.

먼저 연설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188개국에서 무수한 생명을 앗아간 보이지 않는 적인 중국 바이러스와 치열하게 전투하고 있다. 유엔은 그들의 행동에 대해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고 지적했고, 시 주석은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각국이 연대해야지 정치화를 해선 안 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한 듯한 발언을 했다.

이처럼 미중 간 갈등 탓에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유엔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며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유엔의 역할 강화를 재차 주문해왔다. 앞서 루마니아 외교장관의 초청으로 참석한 현지공관장 회의에서 특별 연설을 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지난 수십 년간 국제 평화와 번영의 근간이 됐던 다자주의가 더욱 극명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대표적인 국제기구인 UN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연설에 앞서 진행된 유엔 고위급회의에서 한국을 비롯한 중견국 모임인 '믹타(MIKTA)' 의장국 정상 자격으로 "한국은 유엔의 다자주의 협력에 앞장서 동참할 것"이라고 연설한 바 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국가'가 되겠다는 외교전략을 강조했지만, 미국과 중국이 모두 한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며 정부의 외교적 입지는 오히려 약화된 상태다. 당장 미국은 반(反)중국 연대 참여를 공식 요구한 상태인 데다가, 중국은 ‘중립을 지켜라’라는 메시지를 재차 내고 있어 다자주의 회복을 강조한 문 대통령의 고심은 더욱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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