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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두순 돌아온다는 소식에…주민들 불안·분노 “동네에 발 못붙이게 할 방법 없나”
“그 아이만큼 두렵겠냐”, “조두순을 격리시킬 방법은 없는 거냐”
아파트 단지, 동까지 특정…‘이사 가야겠다’는 주민들 줄 이어
전문가, “조두순 안산으로 되돌려 보내지 않는 게 답”

오는 12월 만기 출소를 앞둔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아동성범죄자 조두순(68)이 출소 후 원래 살던 지역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불안과 분노에 떨고 있다. 더군다나 피해자도 이 지역에 계속 머물고 있어 주민들은 조두순 주거를 제한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당국이 조두순의 피해자에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가운데, 오히려 스마트워치가 조두순을 떠올리게 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14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응한 경기 안산시 단원구 A동 주민들은 조두순의 만기 출소 소식에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60대 여성 황모 씨는 “(조두순이) 성범죄뿐 아니라 다른 범죄로도 전과가 18범이라고 하던데 이런 흉악범을 그냥 풀어줘도 되는 거냐”며 “주민들이 다 불안해 하고 돌아오면 걱정돼 바깥에도 못 다닐 것 같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적으로 걱정한다고 해도 피해보는 건 안산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에 사는 안모(64)씨도 “당연히 두렵고 떨린다. 주변 사람들이 두렵다지만 그 아이만큼 두렵겠냐”고 입을 뗐다. 안씨는 “피해자도 그때는 어렸지만 지금은 다 커서 성인이 됐으니 더욱 두렵고 압박감을 느낄 것”이라며 이라며 “형기가 유독 짧게 느껴진다. 이제는 인식이 많이 바뀌었으니 지금 판결을 내린다면 징역 12년에 그치지 않겠지”라고 덧붙였다.

피해자와 주민들의 안전을 걱정하던 이들은 끝내는 분노하며 조두순이 이대로 돌아오는 것을 두고만 봐야하는지 수차례 되물었다. 지역내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40대 여성 B모씨는 “끔찍하다”, “동네에 발 못 붙이고 살게 할 방법은 없는 거냐”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어 “이미 조두순 아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 ‘몇 동 아니면 몇 동일 것’이라는 얘기가 주민들 사이에 나돌고 있다”며 “해당 아파트 거주하는 여성분들은 부동산으로 찾아와 ‘어떻게 사냐, 이사 가야겠다’고 하소연한다”고 설명했다.

주민 황씨는 “조두순 얼굴이 많이 알려졌다지만 실제로 보는 거랑 다르니 안산을 떠나 산다면 다른 지역 주민들은 이토록 불안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 사람 권리도 있다지만 무인도나 외딴 섬에 보내버렸으면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강하게 조두순 격리를 주장했다. 안씨도 “(자기들이) 이사 가야지, 왜 이리 돌아온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이 동네가 그렇게 부유하지 않은데 피해자 가정이나 주민들이 선뜻 주거를 옮기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시는 성범죄를 예방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지난 11일 방범용CCTV 확대 설치 및 보안등 조도 개선,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 기법 도입 등의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현행 법상 조두순 주거를 제한할 방법은 없었다. 안산시 관계자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 외에는 이미 죗값 치르고 나온 사람이라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 없다”며 “피‧가해자 관찰‧보호 등은 경찰 몫”이라고 설명했다.

안산단원경찰서는 지난 11일 동의 하에 위치정보를 받을 수 있는 법무부의 스마트워치를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두순이 피해자에게 가까워지면 관계당국이 이를 파악, 피해자에게 알리는 한편 전자발찌를 차고 있는 조두순에게 멀어지도록 경고할 수 있다.

그러나 피해자에게 조두순 위치 알려주고 피하도록 안내하는 게 오히려 트라우마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 11일 경찰이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는 본지 보도 후에 이에 대한 부정적인 글들이 커뮤니티 등에 잇따라 올라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조두순이 피해자 주거지 근처로 돌아가는 건 매우 부자연스러운 일”이라며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충분히 불러일으킬 수 있고 일상이 아마 파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건 12년이 지나 가해자는 형사 책임이 끝났는데 피해자는 피해가 안 끝났다는 얘기밖에 더 되냐”며 “조두순을 안산으로 되돌려보내지 않는 게 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는 “전자발찌를 차고 나와서 돌아다니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주거지를 제한하면 관리감독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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