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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압설 공공연했는데, 추미애였다니”…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 방식 ‘논란’
‘평창동계올림픽 때 근무’ 카투사 사병들 증언
“통역병 선발할때 청탁 많았다” 발언 나온 후
당시 근무했던 카투사 사이에서 이미 ‘입소문’

지난 2018년 4월 10일 오후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 아파치 레인지에서 열린 주한미군 2사단·한미연합사단의 최고 전사 선발대회에서 카투사 장병이 부상자 모형을 끌고 오르막을 달리는 테스트를 받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카투사 통역병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병에게까지도 유력 인사들의 청탁 사실이 공공연히 알려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전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장이 청탁과 관련 사실을 발언한 데 이은 추가 증언이다. 이들의 증언이 맞다면 당시 유력 인사 중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측도 포함됐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9일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예비역 카투사 사병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2017년 하반기 카투사 교육대(KTA) 훈련 과정 중 한국군지원단장 교육에서 이모 대령(예비역)이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과정에서 청탁이 들어왔지만 굴하지 않았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어도 해당 교육을 받은 170여명의 신병들이 통역병 청탁 사실을 당시에 인지한 셈이다.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당시 미8군 용산지역대에서 근무하던 A(25)씨는 “당시에 이모 대령이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과정에서 청탁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자주 했었다”며 “추 장관 아들일 거라고는 당시에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사병은 용산 지역대·한국군지원단에서 복무하며 이모 대령의 ‘청탁’ 관련 발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이 인기가 많은 자리였다고 기억했다. A씨는 “통역병은 머리도 기를 수 있고 휴대전화도 사용할 수 있어 사실상 민간인에 가깝다”며 “이른바 ‘꿀보직’”이라고 설명했다. 2017~2019년 서울 용산과 경기 평택에서 카투사로 근무했던 B(27)씨도 “꽤 오랜 시간 자대를 떠나 평창이나 인천 등 일부 파견 지역 숙소에서 지내며 보다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어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용산지역대 외에 동두천‧평택지원대 등지에서 당시 근무했던 사병들은 청탁설은 들어보지 못했으나 주로 영어 실력과 계급을 통해 1차적으로 지원자가 가려졌다고 입을 모았다. B씨는 “통역병에 매우 지원하고 싶었던 기억이 난다”며 “제가 근무하던 헌병대에서는 애초에 지원반장이 ‘일반 헌병 근무자들은 영어 못하지? 영어 잘하는 애들만 지원받을게’라는 말을 직접 했다”며 “지원조차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미2사단 동두천지역대에서 근무했던 C(24)씨는 “부대마다 다르겠지만 일병 5호봉이나 상병부터 지원 자격이 주어져 지원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아무래도 카투사에 오는 인원들 대다수가 고학력자고, 이런 올림픽 같은 국제 대회 경험은 언론이나 스포츠계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굉장히 좋은 ‘스펙’이 될 수 있다”며 실제 통역병으로 활동한 후 스포츠해설가를 준비하고 있는 선임병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역시 동두천지역대에서 복무했던 D(25)씨는 “저희 부대에서 통역병 뽑는 과정은 무조건 영어 실력이었다”며 “부대마다 한 명씩 있는 한국군 간부가 한두 명씩 차출해 보내는 방식이었다. 상병 이상이면 지원은 할 수 있다지만 사실상 외국에서 살다 온 경험이 있는 사람만 뽑혔다”고 말했다.

예비역 카투사 사병들은 지원대에서 1~2명씩 추첨을 받은 인원 중 제비뽑기로 통역병을 최종 선발하기로 결정된 이후에는 청탁이 개입할 여지가 없었을 거라고 추측했다. 청탁 시도가 있었더라도 실행에 옮겨지기는 어려웠을 거라는 설명이다.

B씨는 “이모 단장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이 있어 제비뽑기로 결정했다면 그대로 진행됐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군대라는 특수한 공동체를 고려하면 청탁이나 외압 유무에 대해서는 확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C씨는 “부대에서 차출됐던 동료들이나 선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자기 손으로 제비를 직접 뽑는 방식이었다”고 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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