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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펀지로 만든 유연한 열전소재…발전량 10배 높였다
- 화학硏 조성윤·김정원 박사팀, 웨어러블 기기·자동차 적용 기대
스펀지형 열전소재를 활용해 열전소자를 제작하는 과정.[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스펀지처럼 자유자재로 구부러지고 늘어나고 열이 있는 곳 어디에든 붙여 열을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열전소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완벽한 유연성을 갖춘 열전소재가 개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본부 조성윤‧김정원 박사팀은 열원의 형태와 관계없이 어디든지 붙일 수 있는 ‘스펀지형 열전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열전소재는 열을 전기로 바꿔주는 소재로 온도 차에 의해 전기가 발생한다. 일례로 발전소 굴뚝에 열전소재를 부착하면, 굴뚝 안쪽의 고온(150도)과 바깥 상온(30도)의 온도 차로 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연구진은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스펀지에 탄소나노튜브 용액을 코팅했다. 탄소나노튜브를 물리적으로 분산시킨 용매를 스펀지에 도포한 후, 용매를 빠르게 증발시킨 것이다.

제조방법이 간단해 대량생산에도 적합하다. 모양을 만들어주는 틀 없이 스펀지를 이용해 열전소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거푸집 없이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드는 셈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열전소재는 무기 소재로 만들어진 탓에 유연하지 않았다. 사람의 몸이나 자동차 등 다양한 곡면의 열원에 붙일 수 없을 뿐 아니라, 제조공정 자체도 까다롭고 복잡하다.

전 세계 연구진들은 유연한 열전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탄소나노튜브에 주목했다. 탄소나노튜브는 전기전도도가 높고 기계적 강도가 강하며,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조성윤 박사팀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유연한 열전소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열전소재는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스펀지와 유사하면서도 높게 쌓을 수 있는 탄소나노튜브 폼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소재 자체가 완전히 유연한 건 아니었다. 압력을 가하면 부서지는 것도 문제였다. 이러한 이유로 열전소재를 고무 기판에 넣어 사용해야 했다. 이번에는 아예 스펀지로 열전소재를 만들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조성윤 박사는 “지금까지 개발된 유연한 소재는 지지체나 전극의 유연성을 이용한 것”이라면서 “소재 자체가 유연한 건 이번 스펀지형 열전소재가 처음이고 제조방법도 간단해 대량생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스펀지형 열전소재는 열전소재의 전기적 특성과 스펀지 고유의 성질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실험 결과, 열전소재를 압축하고 복원하는 과정을 10000번 반복해도 형태는 물론이고 전기적 특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또한 스펀지의 탄성을 이용한 응용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펀지형 열전소재의 경우, 압력이 커질수록 발전량도 덩달아 높아졌다. 실험 결과, 열전소재를 압축했을 때 최대 2㎼(마이크로와트)의 전기를 생산, 압축 전과 비교해 발전량이 10배 정도 증가했다.

김정원 박사는 “스펀지의 압축되고 복원되는 탄성을 활용해 몸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수한 기계적 성질이 요구되는 자동차 등에도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며 “자동차에서 사용하고 난 후의 열이나 온천수를 이용한 열전발전 시작품의 실증실험이 진행되고 있어 관련 기술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에너지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 8월호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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