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의 남녀 주인공 조나선 록스머스와 클레어 라이언. 이상섭 기자 |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에 있다는 믿음이 있어요.”(클레어 라이언)
‘오페라의 유령’ 제작자이자 뮤지컬 계의 ‘살아있는 전설’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지난 4월 “오페라의 유령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연하고 있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전 세계로 알려진 그의 한 마디에 한국 공연계는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보다 한달 앞선 올 3월 한국을 찾은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팀은 코로나19 와중에도 무사히 서울 공연의 막을 올렸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앙상블 배우 두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4월 1일부터 3주간 공연을 중단하기도 했다. 현재는 대구 무대에 오르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의 남녀 주인공 조너선 록스머스(유령 역)와 클레어 라이언(크리스틴 역)이 그 시기를 회고했다.
조나선 록스머스는 “공연을 멈추긴 했지만 추가 확진을 받은 사람이 없었고, 우리 모두 함께 세운 수칙으로 수월하게 그 시기를 보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한국에 있는 것 자체에 믿음을 가지고 머물 수 있게 됐어요.”
다시 돌아온 무대는 두 사람에게도 잊지 못할 ‘명장면’이었다. 잠시 동안의 ‘멈춤’은 객석과 무대를 끈끈하게 이어줬다. “예상보다 더 많은 관객들을 봤어요.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클레어 라이언) “관객들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습니다. 정말 뭉클했어요. 저희도 관객들도 무대를 염원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록스머스)
5개월의 서울 공연을 마친 두 사람은 대구에서 마지막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이번 달 27일까지 예정됐던 공연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오는 6일 조기 종연을 결정했다. 객석 거리두기 강화 지침으로 막대한 손실을 감당할 수 없어 내린 결정이다.
“다른 나라의 동료들은 지금의 우리를 보면서 힘을 얻고, 언젠가는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어요. 대구는 기적의 도시예요. 우리가 대구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마지막까지 사랑을 듬뿍 드리고 싶어요.” (록스머스·라이언) 고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