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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려가 현실로…코로나19 확진자 공연계, 방송가 도미노 확산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연극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공연계 전체와 방송가로 도미노 확산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대학로는 일부 공연장의 운영을 중단하는 것은 물론 배우들의 연습도 당분간 멈추기로 했다. 방송가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촬영이 중단됐고, 출연 배우들이 줄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대기 중이다.

극단 산이 올리고 있는 연극 ‘짬뽕&소’에 출연 중인 배우 서성종이 지난 19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이틀 사이에 같은 작품에서 무려 1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극단 산은 “연극에 참여한 배우, 스태프 41명 중 15명이 양성, 7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19명이 검사대기 및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KBS2)에 출연,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예지원 고아라 [KBS 제공]

연극계발 코로나19 확산은 공연계 전반으로 번졌고, 방송가까지 덮쳤다. 서성종이 단역으로 출연한 KBS2 ‘그놈이 그놈이다’의 촬영이 중단됐고, 이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 황만익 백주희는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에 출연 중이었으나, 캐스팅을 변경했다. ‘짬뽕&산’에 출연해 확진 판정을 받은 배우 허동원은 26일부터 방송 예정인 KBS2 ‘도도솔솔라라솔’을 촬영했던 터라 같은 드라마에 출연 중인 고아라 서이숙 예지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드라마의 촬영 역시 중단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허동원의 메이크업을 맡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분장사가 JTBC ‘장르만 코미디’에 출연 중인 배우 오만석의 메이크업을 맡아 2시간 가량 접촉했다. 이에 오만석 역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며 자가 격리 중이다. ‘장르만 코미디’ 역시 비상 상황이다. 촬영은 중단됐고, 출연진을 비롯한 촬영팀은 전원 자가 격리 중이다.

코로나19가 강타한 지난 2월 말부터 문화계엔 적지 않은 우려가 나왔다. 대학로와 오프대학로(한성대입구역을 포함한 성북동 일대)의 영세한 공연장과 연습실을 이용한 작품들은 밀집도가 높아 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는 점이 지적돼왔다. 특히 배우와 스태프의 경우 마스크를 쓰고 연습을 진행해도 비말이 튈 가능성이 높고, 방역에 소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우려로 제기됐다. 윤정환 극단 산 대표는 “입체낭독극이라는 공연 형식상 보통의 공연보다 더 거리를 두며 연습하고 방역을 준수했음에도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자체적으로 팀원 모두의 동선을 면밀히 검토해도 감염 경로 파악이 쉽지 않다. 더 이상의 전파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깜깜이 감염’으로 인한 걷잡을 수 없는 확산세에 문화계엔 코로나19 포비아 조짐도 보이고 있다.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지금까진 국내 공연계 종사자들 중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연쇄 감염의 우려가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며 “그렇다고 생계인 공연을 멈출 수도 없다는 점이 상황을 비관하게 한다”고 말했다. 후속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연극계 관계자는 “대학로에는 소극장이 140여개에 달하는데,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를 계기로 최소 2~3일간이라도 공연 연습을 중단하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도 코로나19 여파로 21일부터 문을 닫는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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