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부동산 논란으로 ‘집단 사의’를 표명한 청와대 참모진 6명 중 3명이 교체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단행하고 정무수석과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동시에 교체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일단 유임됐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단행된 10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들이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김조원 민정수석은 이날 자리하지 않았다. [연합]

문 대통령인 이날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재성 전 국회의원(4선)을 내정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새 민정수석에는 김종호 감사원 사무총장, 시민사회수석에는 김제남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이 발탁됐다. 3명의 신임수석은 다음날인 11일 공식 임명된다.

집단 사표 제출 3일만에 단행된 참모진 개편으로 ‘다주택자 논란’은 수습이 되는 모양새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반포와 청주 아파트를 매각하며 무주택자가 됐고, 사표 수리가 되지 않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외숙 인사수석도 다주택을 처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질된 다주택 청와대 참모진이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민심 수습용 조치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김조원 민정수석은 이날 인사발표 브리핑장에 유일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청와대 고위 참모들이 참여하는 단체 채팅방에서도 탈퇴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김 수석이 인사조치에 간접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주택자인 김 수석은 앞서 ‘1주택을 제외하고 처분하라’는 지침에 따라 서울 잠실의 아파트를 매각하기로 했으나 시세보다 2억여원 비싸게 매물로 내놨다가 ‘매각 흉내’만 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때문에 이날 교체된 김 수석이 여전히 잠실 아파트 매물을 거두지 않고 매도에 나설 것인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전 의원(왼쪽)을, 신임 민정수석으로 김종호 감사원 사무총장(가운데)을 내정했다. 또 시민사회수석에는 김제남 청와대 기후환경 비서관을 내정했다. [연합]

이번 참모진 개편으로 ‘3기 청와대’ 구성과 개각에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청와대 개편은 이번 수석 교체로 자연스럽게 앞당겨지게 됐다.

청와대는 후속 인사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남은 3명의 참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3기 청와대 구성은 부처 개각과도 맞물려 움직일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여권에서는 ‘장수 장관’을 중심으로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현 정부 원년 멤버이며,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도 약 2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교체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개각폭이 상당한 수준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상조 정책실장. [연합]

청와대 수석 일부 교체에 대해 여야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미래통합당은 "사의표명 쇼"라고 비판했다.

이날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라며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상조 정책실장 모두 건재하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마저 유임돼 청와대 참모진의 사의 표명은 그저 '쇼'가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대통령 말대로 부동산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정책라인에 대한 책임 있는 인사 조처를 통해 정책 기조 전환의 의지를 보여줬어야 한다"며 "우리 삶의 영향을 미치는 경제라인을 교체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김종철 선임대변인도 "청와대와 정부의 정책라인에 대한 평가가 빠진 인사로 한계가 크다"며 "주요 정책라인에 대한 과감한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최재성 신임 정무수석은 뛰어난 정무적 역량으로 여당은 물론 야당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김종호 신임 민정수석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김제남 시민사회수석에 대해선 "다양한 경험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 사안을 조정,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각각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생현안이 산적한 때 내정된 비서진의 책임이 막중하다"며 "비상한 각오로 국정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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