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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포구청장 “절대 반대”...대통령에 편지 쓴 노원구청장은 “찬성 원칙이지만...”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해당 지자체 주민들 민심 ‘부글부글’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방안(8·4 공급대책)’에 서울 마포구, 노원구 등 대규모 공급 예정지역 지자체가 반발하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향후 대책 실행 단계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고된다.

5일 마포구, 노원구, 과천시 등은 전날 정부 발표안이 당초 예상한 수준을 크게 뛰어넘자 일제히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뭣보다 정부가 해당 지자체와 사전에 상의 없이 그간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공급계획을 발표한 것에 크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정부 발표안에는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3500가구), DMC미매각지(2000가구) 등 마포구 상암동 한 지역에만 총 6200여가구의 공공주택을 건립하는 내용이 담겼다. 노원구 태릉골프장에는 신도시급인 1만가구가 예정돼 있다.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일대(4000가구)도 공급규모가 크다.

전날 휴가 중 정부 발표 소식을 듣고 긴급히 업무로 복귀한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미래의 일자리창출과 지역발전을 위해 사용해야 할 부지까지 주택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상암동이 국내 IT·미디어 산업의 메카로 조성하기 위해 개발돼 온 만큼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는 4차 산업을 이끌 혁신산업 거점지로, DMC미매각 부지는 예정대로 종합쇼핑타운으로 개발되어야한다는 입장이다. 유 구청장은 “상암동 단 한 개 동에 6200여 가구의 임대주택 건설을 지자체인 마포구와 단 한차례의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며 “강남 집 값을 잡겠다고 마포구민을 희생양으로 삼는 국토교통부의 일방적인 발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고, 마포구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날을 세웠다.

정부가 택지 개발을 논의 중인 노원구 태릉골프장과 인근 지역의 모습. 22일 오후 촬영. 연합뉴스

노원구에는 구청장에게 보다 적극적인 반대에 나설 것을 주문하는 주민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오승록 구청장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구청 홈페이지에 띄우는 식의 대응이 미온적이란 이유에서다. 오 구청장은 원칙적으론 찬성하되, ▷현재 지역 내 주택의 80%가 아파트인 점을 고려해 저밀도 주택공급 ▷태릉골프장 부지의 50%를 일산의 호수공원, 분당의 중앙공원과 같이 공원으로 조성 ▷태릉골프장 주변 상습 교통정체 해소를 위한 획기적인 교통대책 수립 ▷육사 이전 시 자족도시를 위한 ‘빅데이터 및 AI 산업의 전초기지로 조성’ 등 네가지를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오 구청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의전행정관을 지내, 당시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다른 지자체장처럼 대놓고 반대하지 못한 이유다. 이와 관련 구청 홈페이지에는 “노원구가 호구냐” “그린벨트지역도 아닌 과천시도 기자회견을 하는데 홈피 팝업창에 띄우고 마냐” 등의 구청장 비판글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태릉골프장 주변 일부 도로에선 출퇴근 시간대 교통 정체가 데이터로 확인된다. 서울시 ‘태릉골프장 주변 차량 평균 속도현황’을 보면 지난 6월 화랑로 ‘공릉초교~태릉입구역’과 ‘화랑대역~화랑대사거리’는 출근시간대(오전 7시~9시)에 각각 15.1(이하 km/h), 16.2이며, 퇴근시간대(오후 5시~7시)는 각각 7.9, 14.0로 저속이다. 같은 기간 서울시 전체 평균(출근 25.1, 퇴근 20.5), 주간선도로 평균(26.2, 20.6)과 견줘 극심한 정체가 확인된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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