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당 의원들을 향해 “상임위원회와 본회의장에서 가급적 많은 발언을 해, 국민이 국회에서 벌어지는 실상을 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 차원의 본격적인 장외투쟁 가능성을 놓고 당장은 선을 그은 것이다. 통합당 안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관련법을 강행처리한 데 대해 장외투쟁을 불사해야 한다는 말이 도는 와중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민을 믿는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국민 뜻과 반대되는 대의 민주주의가 계속 이뤄진다면 자연히 외부에서 반대세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대한민국 국민만큼 부정을 놓고 곧장 항의하는 민족이 없다”고 했다.

이어 “최근 국회가 전개되는 모습을 보면 선출된 권력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파괴하느냐에 대한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이렇게 선출된 권력이 독재적 방향으로 가면 종말은 뻔하다고 생각한다. 전세계 역사가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당내 강경파를 인식한 듯 “저도 밖에서 통합당이 왜 이렇게 답답한가, 왜 야당으로 제 역할을 못하느냐는 말을 듣는다”며 “저는 지금 세상이 과거와 다르다, 지금 우리가 길에 나가 외친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는다, 인내를 갖고 노력하고 있으니 기다려달라고 말한다”고 했다. 나아가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결국 국민이란 신념을 갖고 의원들은 의원대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도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국민에게 (국회 상황을)알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 방법으로 그래도 국회에서 폭정을 따지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기회가 있을 때는 헌법의 보장 범위 안에서 주장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는 말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장외투쟁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 가능성을 닫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직접 국민에게 호소하는 것 또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청와대 하명처리 국회가 거수기냐, 의회독재 국회파행 민주당은 각성하라” 등을 외치며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지도부는 아직은 장외투쟁에 대해 경계하는 기류지만, 당 안에선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원내투쟁 한계론이 나오고 있다. 현실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의 176석을 막기에 마땅한 카드가 없어서다. 그간 중도 외연 확장, 대안정책 발굴 등에 중점을 둬왔지만, 민주당의 ‘의석 수 밀어붙이기’가 계속되면서 실효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된 것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원내 상황을 하나하나 알 수 없는 국민에게 야당의 절박함을 보여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장외에서 소규모·대규모 행사를 병행해 지역별 주민부터 설득하는 방안도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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