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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저금리시대, 보험사 이자율 위험관리 재고해야
김창기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이자율 위험 또는 금리 위험은 미래의 예기치 못한 이자율 변동으로 인하여 자산 또는 부채의 가격이 변동하여 경제적 손실을 볼 가능성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020년 3월 0.5%p 인하한 데 이어 5월 0.25%p 인하하여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인 0.5%가 되었다.

이러한 금리 하락과 저금리 지속은 보험회사의 이차역마진 확대, 준비금 부담 증가, 신규 채권 구입 시 채권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하여 보험회사 이자율 위험은 증가될 수 밖에 없다.

이자율 위험을 측정하는 방법은 주로 듀레이션을 사용한다. 듀레이션이란 이자율 변화에 따른 자산 가격 변화의 민감도를 의미한다. 이자율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으로는 듀레이션 매칭 기법이 사용된다. 부채의 듀레이션을 자산의 듀레이션과 일치시키면 자본의 이자율에 의한 민감도가 사라지게 되므로 이자율이 변해도 자본의 가치는 변화하지 않게 된다. 즉 이자율 위험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듀레이션은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보험업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것은 매쿼리 듀레이션이다. 매쿼리 듀레이션은 자산의 현금흐름 시간에 대한 가중 평균 만기로 계산되며, 주로 년 단위로 표현되기 때문에 듀레이션이라는 명칭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매쿼리 듀레이션을 사용하게 되면 부채의 만기와 자산의 만기를 일치시켜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한다. 만기가 초장기인 보험 상품에 매쿼리 듀레이션 적용은 넌센스다. 왜냐하면, 만기가 아주 긴 자산을 시장에서 구할 수 없으므로 자산과 보험부채의 만기 불일치로 인하여 보험사의 이자율 위험이 심각하게 높은 수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고려해 볼 수 있다. 쉬운 방법은 매쿼리 듀레이션의 맹점인 자산과 부채의 만기 일치 개념을 내려놓는 것이다. 듀레이션매칭은 가격변화 민감도만을 일치시키면 되므로 자산의 만기가 부채의 만기와 같을 필요는 없다. 또한 자산의 종류도 반드시 채권일 필요가 없다.

굳이 만기를 고려한 매쿼리 듀레이션을 계속 사용하고자 한다면 새로운 자산 상품의 개발 및 공급이 필요하다. 가장 이상적인 자산상품은 아메리칸 풋옵션이 부가된 영구연금 형식의 채권일 것이다. 영구채권이므로 만기도 무한대이며, 보험사고 발생 시 풋 옵션을 행사하여 채권을 팔아서 보험금으로 충당하면 된다. 안전 자산을 원한다면 50년, 60년, 70년, 100년 만기 국공채의 충분한 발행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발행되고 있는 채권에 옵션을 부과하는 옵션 부과부 채권을 발행하는 것과 금리파생상품을 개발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10년 만기의 채권인 경우 만기에 또다시 10년 만기를 더 연장하는 옵션이 부관된 경우는 실질적으로 20년 만기의 채권으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만기시 재구매옵션이 부과된 채권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금리선도나 금리선물 계약을 통하여 10년 후 10년 만기 채권을 구매하기로 한 파생상품을 구입한 경우도 효과는 마찬가지다.

보험부채의 측면에서는 만기를 축소하는 전략을 구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10년 후 계약갱신 옵션이 부과된 장기보험 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듀레이션은 10년 미만으로 계산하면 될 것이다. 보험업계와 금융감독당국은 향후 도입될 킥스(K-ICS)와 IFRS17 관련하여 제도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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