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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원이 9년간 8억원 ‘꿀꺽’…뻥 뚫린 용산 전쟁기념관
2008년 계약직 서무경리로 입사, 9년간 8억원 횡령
최근 정부 지침에 따라 공공기관 무기계약직 전환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6.25전쟁 참전유공자 위로연’이 열리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국방부 산하 기관인 전쟁기념관 소속 직원 A씨가 2010년부터 9년간 560회에 걸쳐 약 8억5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강대식 의원실에서 입수한 전쟁기념사업회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전쟁기념사업회 사업부 ‘뮤지엄웨딩홀’ 서무경리로 입사한 A씨는 행사(연회) 후 관련 서류 인멸을 통한 수납금 전액 편취, 행사(예식·피로연) 종료 후 회계문서 수정·위조를 통한 차액 편취, 예식비 선결제 시 수표를 현금으로 대체해 수표 금액분 편취 등의 방법으로 공금을 횡령하거나 유용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횡령 사실이 탄로나기 전까지 2010년부터 매년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이 넘는 공금을 횡령했다. A씨는 기념관 자체 조사위원회에서 횡령 자금을 유흥비 등의 명목으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전쟁기념사업회는 지난해 12월 업무상 공금 횡령 혐의로 A씨를 고소했다.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를 해고하고 관리자 3명 중 2명을 견책, 1명을 경고하는 등 징계했다.

A씨는 2008년 입사 당시 계약직으로 입사했으나, 최근 정부 지침에 따라 공무직(공공기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3월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전쟁기념사업회 수익사업은 ‘국고보조금’과 ‘기념회 자체수입’으로 운영되어 왔다. 1994년 당시 약 68억원이던 보조금은 2019년 124억원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사업회는 수익사업 초기 민간·직영·임대 등 복합경영체제로 운영하다 2006년에는 완전 직영으로 전환했다.

2010년 이래 국방부는 5회(2011·2015·2017·2018·2019년), 감사원은 4회(2011·2013·2016·2017년) 전쟁기념관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지만, 횡령 건을 적발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사업회 측 한 감사위원은 “웨딩홀의 운영 및 관리를 직원 A씨 혼자 도맡았던 것이 문제였다”며 “적발 이후 ‘수기’로 관리하던 방식을 전산화로 바꾸는 등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대식 의원은 “9년간 무려 560건의 문건을 허위 기재해 8억5000만원이나 횡령한 사건이 일어난 것은 직원 개인의 문제를 넘어 내부통제가 엉망이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재발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며, 기관 자체로 수익사업을 진행 중인 기관들을 전수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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