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과학적 해결법은 진단, 치료제, 백신입니다. 국내의 경우 진단에서는 큰 성과를 거뒀지만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는 아직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너무 섣부른 기대나 장밋빛 미래만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류충민(사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1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이노베이트코리아 2020 포럼에서 ‘뉴노멀 시대, 과학과 함께 살아가기’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강조했다.
코로나19 예방백신과 치료제 개발 시점에 대해 인공지능(AI) 분석 예측결과 치료제는 2.5년, 백신은 5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발표된 바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치료제 및 백신개발 현황을 보면 46%가 후보물질단계, 42%가 전임상단계로 아직까지는 초기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류 센터장은 “현재 뚜렷한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는 격리라는 방법으로 두 그룹을 나누고 감염자가 회복될 때까지 현재 존재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감염자를 치료하고, 마스크로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류 센터장은 “일반적으로 신약개발에는 10~15년 정도의 시간과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소요되는데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서는 개발속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면서 “안타깝지만 국내의 경우 타미플루와 같은 치료제를 개발한 경험이 없고 기본적으로 백신 개발에 효능 검증과 영장류 실험에도 시간이 걸려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이전에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사스와 메르스의 경우 바이러스 창궐이 끝났지만 아직까지 백신이 개발되지 못했다. 대표적 풍토병 중 하나인 에볼라 백신의 경우 개발에 무려 42년의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류 센터장은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경우 기존 단백질 기반이 아닌 RNA·DNA를 활용하는데 기존보다 개발 시간을 10분의 1로 단축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까지 지구상에는 안전성과 효능이 확보된 RNA?DNA 백신이 없는 상태로 성공확률은 크게 높지 않다”고 말했다.
류 센터장은 현재 국내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인 기존 약물의 효능을 확인해 코로나19 치료제를 만드는 약물재창출의 효율을 높이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