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제3대 팬텀싱어 라포엠, "결승 파이널,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단결했어요"
제3대 팬텀싱어로 탄생한 라포엠은 자유로우면서도 겸손과 배려가 묻어 있는 팀이었다. 왼쪽부터 유채훈,박기훈,최성훈,정민성.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우리의 색깔을 살리면서도 클래식이라는 뿌리를 잃지 않는 크로스오버 음악을 계속 하면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 앞으로 우리 네 명이 생각을 구체화해 좋은 음반을 낼 계획이다. 우리 음악을 듣지 않는 사람에게까지 음원으로 도달했으면 한다.”(유채훈)

제 3대 팬텀싱어로 탄생한 라포엠(유채훈, 박기훈, 최성훈, 정민성)을 만났다. 경연때보다는 한결 여유가 생겨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인터뷰 내내 시종 행복한 표정을 지은 라포엠은 유쾌하면서도 겸손하고 상대를 배려하고, 벌써 가족같은 유대감을 보여주는 대화들이 기자까지 기분을 좋게 했다.

라포엠은 지난 3일 JTBC ‘팬텀싱어3’ 결승 파이널에서 ‘라비던스’(고영열, 존노, 김바울, 황건하)팀을 누르고 우승했다. 라포엠은 프랑스어 ‘자유로움(La bohême)’과 영어 ‘시(Poem)’를 합쳐 만들어진 팀명이다. 테너 유채훈(32)과 테너 박기훈(26), 카운터테너 최성훈(31), 바리톤 정민성(29)이 모두 성악을 전공한 게 특징이다.

유채훈은 “성악전공자로만 팀이 구성된 건 처음이다. 정통 카운터테너가 있는 것도 처음이다. 모두 성격이나 마음으로 음악의 지향점이 잘맞다. 가족적 분위기라는 말은 저희들이 한 말이 아니다”고 팀워크를 자랑했다.

라포엠은 결승 1차전에서 심사위원 성적(15%)에서 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파이널인 결승2차전에서 역전 우승을 거뒀다. 결승 파이널에서 위축되지 않았냐고 물어봤다.

“생방송의 긴장감은 있었지만 오히려 더 집중하려고 했다.”(최성훈)

“결승 1차전 결과가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기세가 꺾이지는 않았다. 동요되지 말고 작전대로 가자고 했다. 결승 1차전에서 자신감 있는 표정들이 나와 자신이 있었다. 오히려 단결됐다”(유채훈)

“걱정이 됐지만, 결승 1~2라운드의 4곡까지 기승전결로 간다는 계획과 생각이 있었다. 물론 1차전 결과가 안좋아 아쉬웠지만 올라갈 일만 만남았다면서 끝까지 준비하자고 했다.”(박기훈)

“팀원을 믿어 자신이 있었다. 온라인 투표수를 세 팀 모두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은 멘탈이 흔들리지 말라는 제작진의 배려라고 본다.”(정민성)

라포엠 멤버 4명은 모두 내공과 실력을 갖췄다. 한양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유학을 준비하다 접은 유채훈은 엠넷 ‘트로트엑스’ 등 오디션에 나갔지만, 크게 부각되지는 못했다. ‘팬텀3’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다고 했다. 하지만 ‘일 몬도’부터 ‘레퀴엠’까지 큰 반응이 나왔다. ‘1일1깡’처럼 ‘1일1일몬도’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이런 실력자가 왜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을까?

“타 오디션에도 나갔지만 가치를 알아봐주는 데가 없었다. 성악 크로스오버로 알리기가 쉽지 않다. 이탈리아 등 외국 노래를 부르는 비주류의 삶이 녹록치 않았다. 배운 게 음악이라 사회에 나와 도전했지만 잘 안돼 음악을 놓고 있었다. ‘일 몬도’를 부를 때는 한번이라도 방송에 나왔으면 하는 심정으로 했는데, 예상 외로 너무 좋아해주셨다. 윤상 프로듀서가 이제부터 비운의 테너라는 말을 잊어라는 말을 듣고 안정이 됐다.”

항상 유채훈을 원픽이라고 밝히는 박기훈은 팀내 막내다. 다소 산만한 듯 하지만 목소리는 가장 크다. “어렸을 때부터 소리를 많이 질렀다”는 박기훈은 반장과 전교학생회장을 해 리더십을 갖췄다. 부산과 김해에서 자란 박기훈은 중3때부터 음악을 하기 시작해 부산예고, 서울대 성악과를 거쳤다. 그는 단체생활, 같은 옷을 입는 걸 싫어했지만 라포엠만은 예외다. 박기훈은 “형들이 이해를 잘해주고, 항상 나에게 맞춰준다”면서 “4명이 함께 노래 하는 기쁨이 이 정도인줄은 몰랐다”고 했다.

대구에서 태어난 최성훈은 피아노 연주로 시작, 대구시립 소년소녀합창단에서 변성기를 지나면서 카운터테너가 됐다. 한예종 성악과를 졸업한 그는 파리와 제네바에서 유학했다. 최성훈은 “도전의 기회에 참여한 것 자체가 좋았다. 경쟁이라기보다는 팀으로 파이팅 했던 기분 좋은 순간이 있었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게 보람”이라고 했다.

인천 토박이인 바리톤 정민성은 비교적 늦은 고1때 인천예고에 편입해 성악을 시작했다.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 독일 하노버 유학을 포기하고 ‘팬텀3’에 도전했다. 친누나도 성악가다. 정민성은 수염이 트레이드 마크다.

정민성은 “오페라를 하면서 수염 분장을 했는데, 화장을 지울때 석유를 사용하는 등 힘들었다. 그래서 길러봤더니 잘 어울리더라. 얼굴이 작아보이는 효과도 있다”면서 “막연한 부담을 가졌지만 좋은 형들을 만나 행복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라포엠의 부드러운 리더 유채훈은 어른스러운 말을 남겼다.

“결승에 오른 12명, 세 팀 누가 우승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저희는 모두 다 인정, 리스펙한다. 그들이 있어, 우리도 자극을 받고 필사적으로 화음, 선곡, 경쟁을 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제작진들도 환경을 잘 만들어주었고, 연습 작업 등 아티스트 위주로 편집을 해주었다. 아쉽게 된 아티스트 모두에게 감사하다. 모두 무대에서 만나고 싶다. 팬텀싱어가 4,5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노래를 잘하는 싱어가 많다. 나오고 싶은데 망설이는 싱어들은 꼭 나오길 바란다.”

유채훈은 "구본수도 이슈에 대해 쿨하다. 간혹 자극적인 상황들은 안타깝지만, 서로 아쉬움 없이 잘했다. 우리 근무환경을 잘 만들어준 제작진에게도 감사하다"면서 "라비던스 팀만이 만들어내는 장점이 더욱 부각돼 같이 성장했으면 좋겠다. 고영열, 존노와 콜라보도 하고싶다. 완벽한 구성과 블렌딩을 자랑하는 ‘레떼아모르’도 마찬가지다. 실력 있는 사람들과 못해본 작업들을 해보고싶다. 앨범이건 콘서트건. 클래식을 책임감을 가지고 붐업시켜 대중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