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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시장이 짊어지고 간 가방엔 명함·휴대폰만이…
성추행 의혹 피소 하루 만에 ‘도덕성 치명타’ 극단선택
서울특별시葬 5일간 장례…빈소는 서울대 병원
시청 앞에 분향소 설치…서정협 부시장, 권한대행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10일 오전 박 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 취재진이 몰려 있다. 박해묵 기자

박원순 서울 시장이 성추행 의혹으로 피소된 지 하루 만에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것이 10일 확인됐다. 향년 64세.

박 시장은 10일 오전 0시께 성북구 숙정문 인근 성곽 옆 산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오후 5시 17분에 딸이 실종 신고한 지 7시간 만이다.

지난 8일 시장 비서실에서 근무한 전 직원이 박 시장으로부터 지속적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이튿날 박 시장은 시청사로 출근하지 않고 오전 10시44분께 종로구 가회동 공관을 나선 뒤 종적을 감췄었다. 연락 두절 14시간여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시장 주변에는 공관을 나서면서 멨던 검은 색 가방과 물통, 휴대전화, 필기도구, ‘서울 시장’ 명함이 발견됐다. ▶관련기사 2·3·4·8면

경찰은 고인과 유족을 배려해 숨진 상태, 사인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인권변호사 출신이자 ‘3선’의 역대 최장수 서울 시장인 박 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되자 심리적 압박을 느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 시장이 사망하면서 전직 비서의 성추행 혐의 고소 사건은 ‘수사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박 시장은 가족에게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가)있기는 있다. 다만 우리(경찰) 눈으로 확인은 못했다”고 밝혔다.

고인의 시신은 서울대학교 병원에 안치됐다. 서울시는 특별시기관장(葬)으로 5일간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시장의 재임 중 유고가 처음있는 일이라 서울특별시장(葬)은 처음이다. 발인은 13일이다.

시는 조문을 원하는 직원들과 시민들을 위해 10일 청사 앞 쪽에 분향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장례위원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서울시 측은 “장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이 날부로 서정협 행정1부시장의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시장의 중도 사임이 아닌 유고로 인한 권한대행 체제는 처음이다. 내년 4월 7일 보궐선거로 새 시장이 선출돼 취임하기 전까지다. 서울시는 이번 주말까지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한다.

서정협 권한대행은 이 날 오전 9시에 브리핑에서 “비통한 심정 금할 길이 없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빈다. 갑작스러운 비보로 슬픔과 혼란에 빠진 시민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서 대행을 비롯해 배석한 간부들은 침통한 표정을 하고, 가슴팍에 ‘근조(謹弔)’ 띠를 착용했다.

서 시장 권한대행은 “서울시정은 안정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박원순 시장의 시정 철학에 따라 중단없이 굳건히 계속돼야 한다”며 “부시장단과 실·국·본부장을 중심으로 모든 서울시 공무원이 하나가 돼 시정 업무를 차질없이 챙겨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이 시시각각 엄중하다”며 “시민 안전을 지키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흔들림 없는 시정을 위해 시민 여러분께서도 함께해 달라.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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