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최장수 총리·친문 호감도
당내기반 취약·확장성은 약점
김부겸, 영호남 화합 아이콘 강점
원외인사·낮은 여론지지율 한계
‘슈퍼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는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두 인사 모두 여당 내 대표저인 당·대권 예비주자로 꼽혀왔다. 오는 8월 전국대의원대회가 더 주목받는 이유다.
6일 헤럴드경제가 두 인사를 SWOT(강점 Strength·약점 Weakness·기회 Opportunity·위협 Threat을 분석해 수립하는 마케팅 전략) 방식으로 분석했다. 민주당 내 인사들과 외부 전문가들은 두 주자의 당권 경쟁을 각각 ‘대세론’과 ‘견제론’의 대결로 봤다.
▶강점(Strength)=이 의원의 강점은 가장 높은 대권주자 지지율이다. 민주당에 오래 몸 담은 한 초선 의원은 “이 후보의 최고 강점은 국민”이라며 “이낙연 대세론이 그대로 투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문재인 대통령 곁에서 최장수 총리를 지낸 것도 강점이다. 이 의원은 총리 시절 문 대통령과 호흡도 잘 맞았기 때문에 친문 그룹으로부터의 호감도가 낮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김 전 의원의 경우 영남 기반의 정치인으로 지역 화합의 아이콘이란 장점이 있다.
한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영남에서 고전했는데 김 전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이를 반전시킬 디딤돌이 놓이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최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과 당 열세 지역에서 도전한 이력을 강조하고 있다. ‘노무현 정치’의 적자라는 점을 내세우는 것이다. ‘친노 그룹’의 호감을 끌어낼 수 있는 강점이다.
▶약점(Weakness)=이 의원의 취약한 당내 기반은 오래 전부터 꼽히던 ‘아킬레스건’이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친문 인사들은 이낙연 대세론 확산을 견제할 것”이라며 “대선 후보로서 혹독한 검증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전 의원의 경우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 탓에 확장성이 부족하단 평가를 많이 받는다. 당에서는 김 전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위해 유튜브 등을 통해 메시지를 남기고 있지만 ‘너무 늦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김 전 의원이 원외 인사인 데다가, 사실 대권도 아니고 당권에선 영·호남이 큰 의미가 없다”며 “당권 주자로서의 확장성은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기회(Opportunity)=이번 전당대회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치뤄진다는 점은 이낙연 의원에게 기회 요소로 꼽힌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비대면으로 치뤄지는 첫 전대이기 때문에 높은 대중 지지도를 가진 이 의원에게 유리하다”며 “두 의원 모두 문정부 성공, 정권 재창출, 국가 균형발전 등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지금 대세론이 굳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46%에 달하는 민주당 초선들의 표심 역시 이 의원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많다는 관측도 나온다. 총선 과정에서 이 의원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의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은 사실상 대권을 포기하면서 임기를 끝까지 채우는 ‘관리형 당대표’를 선언했다는 사실이 더 많은 당내 지지를 획득할 기회 요소다.
당 내에서도 이번 당대표는 2022년에 있을 대선과 지방선거를 잘 치를 수 있는 적임자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신율 교수는 “대권 포기 선언으로 이 의원을 제외한 다른 대권 주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진단했다.
▶위협(Threat)=이 의원이 전대에서 압승이 아닌 신승을 하게 되면 이 자체가 위협이 될 거라는 관측도 있다. 김 전 의원에겐 지역 돌풍의 기회가 사라진 비대면 선거가 최대 위협요소라는 분석이다. 김용재·홍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