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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는 ‘불평등’을 더 때렸다
소득·부 쏠린 美·브라질·멕시코
코로나 사망자 비중 지구촌 40%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교수 분석

미국·브라질·멕시코 등 3개국이 전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에 불과한데 코로나19 사망자는 전체의 40%를 넘는 걸로 걸로 나타났다. 소득·부(富)의 불평등이 비극의 원인으로 꼽힌다.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에 기댄 지도자가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는 지적이다.

2일(현지시간) 세계적 석학 제프리 삭스 미 컬럼비아대 교수(경제학)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불평등은 어떻게 코로나19 사망자를 부추기나’라는 글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대표 소득분배지표인 지니계수(세계은행 2016~2018년)를 활용했다. 미국은 41.1이다. 100을 기준으로 삼을 때 이에 가까우면 불평등 수준이 높고 0에 근접할수록 평등하다고 본다. 브라질과 멕시코는 각각 53.5와 45.9다. 미국은 선진국 중 가장 지니계수가 높다. 브라질과 멕시코는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국가에 속한다.

지니계수와 코로나 사망자 수, 이들 국가의 인구 수를 비교하면 불평등이 초래한 결과가 더 선명해진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 세계 코로나 사망자는 52만1600여명이다. 미국·브라질·멕시코의 사망자를 합치면 22만여명으로 전체의 42%다. 이들 3개국의 인구를 다 합하면 6억7248만여명이다.

전 세계 인구의 8.6%밖에 되지 않는다. 코로나19가 불평등이 심한 국가를 잔인하게 때린 셈이다.

유럽에서 코로나19 사망자의 60%를 내고 있는 영국(지니계수 34.8)·스페인(35.3)·이탈리아(35.6)도 핀란드(27.3), 헝가리(30.5)등 동·북부 유럽국보다 불평등한 사회로 분류된다.

제프리 삭스 교수는 “국가의 치명률을 결정하는 건 정치적 리더십의 질, 정부 대응의 일관성 등이 있는데 구조적으론 소득과 부의 분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스웨덴·중국 등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 때문에 치명률과 소득 불평등의 상관관계가 딱 들어맞진 않는다고 설명하면서다.

불평등이 심화한 국가는 사회통합·공공 신뢰를 약화하고 정치적 극단화를 초래해 정부의 위기대응을 어렵게 한다고 진단했다. 소득이 적은 근로자일수록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고, 복작거리며 살아야 하는 환경 탓에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에 더 취약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소득 불평등은 ‘사회적 재앙’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모두 포퓰리스트인 점을 거론했다. 사회에 불만이 많은 노동 계층 유권자의 지지로 선출돼 ‘분노의 정치’를 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제프리 삭스 교수는 “분노의 정치는 ‘전염병 통제의 정치’와 완전히 반대”라며 “바이러스를 무시하고, 과학적 증거를 조롱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발병 통제를 위한 일관된 국가전략을 사실상 포기했다고 평가했다. 브라질과 멕시코의 대통령도 미국의 정책을 답습, ‘트럼프식 재앙’으로 국가를 몰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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