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韓경제, 예상보다 빠른 반등…역성장 벗어나나
소비회복 빠르게 진행 분
해외여행 중단 ‘전화위복’
3분기 최악 상황 피하면
유일한 플러스 성장 가능

[헤럴드경제=서경원·박자연 기자]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 등 해외 주요기관들은 올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우리나라의 예상 성장률도 함께 내렸는데, 경제 구조 특성상 글로벌 경기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단 점이 반영됐다.

하지만 2분기 중턱을 넘어서며 소비 등 일부 경제 지표들이 바닥을 찍고 반등, 우려보다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다.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지만, 지나친 비관 역시 경계해야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 효과까지 더해 내수가 현 속도로 지속 개선되고, 하반기 수출이 제한적이나마 상승세를 보일 경우 해외 기관들의 예상대로 -1~2%대까진 가지 않을 수 있단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게 사실이다.

▶3분기 0.5%만 성장한다면=만약 하반기 경기 회복세가 완연해져 작년 3·4분기보다 0.5% 성장을 보일 경우 연 0% 성장(상반기 -0.5% 전제)에 이를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휩쓸고 간 뒤인 2009년에도 연중엔 역성장이 예상됐지만 실제론 플러스(0.8%) 성장을 기록했다.

우리 경제가 예상을 뒤엎고 제로 성장까지 도달한다면 중국을 제외한 주요국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면한 나라가 된다.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면에서 국가 위상이 새로워질 수 있단 것이다.

▶비관전망 어긋날 듯=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한국의 올 성장률을 기존 2.0%에서 -1.2%로 하향조정했다. IMF도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우리 경제가 올해 -2.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술적으로 우리 경제가 연 -2.1% 성장하려면 2~4분기에 평균적으로 전년동대비 약 -3.3%씩의 성장률을 보여야 한다.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충격이 시작된 지난 1분기 전년동기대비 1.4%(전기대비론 -1.3%) 성장했다. 경기 낙폭이 컸던 2분기는 몰라도 3·4분기에도 -3%대의 저조한 흐름을 보여야 IMF의 전망이 적중할 수 있다.

한은은 지난 5월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우리 경제가 올해 -0.2%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년동기대비 기준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0.5%, 0.1%씩 성장한다는 가정에서다. 현재도 이 전망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IMF의 세계경제 전망의 논거는 타당성이 있다고 보는데, 국가별로 조정을 하면서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약간 과도하게 보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평가했다.

▶5월 소비, 작년보다 1.7%↑=수출을 제외한 국내 주요 지표들은 코로나19가 무색하게 예년 수준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산업활동동향이 소매판매는 국내 소비 추이를 보여주는데, 지난 4~5월 두달 연속 전월대비 4~5%의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5월엔 전년동월대비로도 1.7%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와 무관했던 작년 5월과 비교해서도 소비가 1.7% 늘었다는 얘기다. 국민들은 바이러스 재확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긴급재난지원금 등을 통해 지출을 빠르게 늘리는 모습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신용카드(체크카드 포함) 사용액도 지난 5월 전년동월대비 6.8% 증가, 3개월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억눌렸던 지출 욕구가 분출되는 ‘보복 소비’ 추세화될 경우 하반기 민간소비가 크게 신장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해외 여행의 대안으로 국내 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것도 성장률에 보탬이 될 수 있다. 해외 여행에서 발생된 지출은 성장률에 별 다른 기여를 하지 못한다.

일반 소비자들의 경기 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모두 4월에 바닥을 찍고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장 충격이 심한 수출 증가율도 지난달 3개월 만에 -10%대(전년동기대비)에 진입했고, 일평균 수출액도 소폭 석달 만에 상승 전환됐다.

▶아직 방심은 금물=김현욱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선진국과 개도국을 포함해 우리가 가장 나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가까운 중국 등에서 먼저 충격을 받고 확장정책을 펴서 그 영향이 미친 것도 있고 우리 자체적으로 펼친 정책이 효과를 본 점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인호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안정궤도에 진입했고 코로나 초기 자영업자들이 장사 못했던 그 같은 상황은 벗어났으니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복이 나은 상황”이라면서도 “다른나라가 코로나 재확산이 멈추지 않아 그쪽 수출길이 열리지 않으면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 본다"고 진단했다.

한은의 전망 유지 입장이 다소 낙관 편향돼 있단 시각도 나왔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한은은 가을까지는 코로나가 끝날 것으로 예상해서 -0.2%를 유지하는 것 같다”며 “다른 국가기관과 외국기관이 코로나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가정해서 -1~2% 정도를 전망하는 것으로 봐서 한은 전망보다는 낮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고 했다.

gil@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