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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천시청 젊은공무원들 “맥가이버가 뭐예요” 갸우뚱
허석 순천시장(왼쪽)과 월등면 화치마을 김현철(49) 맥가이버가 마루 발판을 제작해 설치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전남 순천시가 농촌마을에 귀농해 살면서 취약계층의 생활 불편을 해소해 줄 ‘맥가이버’ 사업을 도입, 전국적인 관심을 얻는 가운데 정작 맥가이버 용어를 모르는 신세대 공무원들이 적잖아 선배공무원들이 당황해하고 있다.

26일 순천시에 따르면 농촌마을에 귀농해 살면서 마을 대소사를 해결하게 될 일명 ‘맥가이버’ 5명을 위촉하고 월등면 화지마을에서는 만능재주꾼으로 불리는 ‘제1호 맥가이버’ 입주식을 가졌다.

맥가이버 지원사업은 시청에서 빈집을 리모델링해주고 엄선된 맥가이버에게 5년간 무상 제공한 뒤 8개월간 월급형식의 정착지원금을 지원해 농어촌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작 ‘맥가이버’라는 용어의 어원을 두고 신세대 젊은이들이 뜻을 몰라 어리둥절해 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 “누구나 알 것”이라고 생각했던 선배 공무원들이 세대차를 느낀다는 일화도 있다.

시청 직원 김모씨는 “팀장님이 예전에 맥가이버 시청률이 대단했다고 말씀하시는걸 보고, 맥가이버 주인공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시청 투자일자리과 담당직원도 “20대인 나도 맥가이버 뜻을 잘 몰라 포털에 검색해보고, 맥가이버가 어떤 사람이라는 정도는 알게 됐다”고 에피소드를 얘기했다.

‘맥가이버’는 미국에서 제작된 시리즈물로 국내에서는 1986~1992년까지 방영돼 인기를 끌어던 액션드라마로, 이후 ‘이것저것’ 잘 만들고 고쳐쓰는 사람을 ‘맥가이버’라고 별호를 붙이는 경우가 많다.

‘맥가이버’ 사업은 허석 시장이 제안한 공약사업으로 전남도 공모사업으로 추진돼 노인세대만 남은 농촌에 젊은 사람들이 살면서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출범 초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일부 개선해야할 점도 불거지고 있다.

맥가이버 청년들이 형광등이나 수도설비 고장 같은 경우 잔고장의 경우 소정의 ‘부품비’가 소요되는데, 이 경우 동네 어르신들에게 소액을 일일이 청구하기가 겸연쩍다는 것이다.

이들 청년들에게는 8개월간 월185만원이 지원되지만, 시골에서 농사도 짓고 창업·창직을 고민하는 시기에 어르신들에게 불려나가야하는 번거로움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청 관계자는 “일반시민에게 물품을 무료로 제공할 경우 공직선거법에 저촉돼 재료비는 수혜자 부담으로 하고 순수 기술봉사만 해주는 것으로 안내하고 있다”며 “아직은 큰 불만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시장님 공약사항이기 때문에 1년을 시행해보고 확대할지 수정할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순천형 맥가이버 지원사업’은 고령화가 심각한 외곽 읍·면 지역에 50세 이하 청·장년인구 정착지원을 통해 지역사회 생활편의와 복지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인구이탈 억제와 도심위주 청·장년의 주거영역 확대를 위해 실험형으로 시도되고 있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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