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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어떤 시위자든” 유세 방해 경고…지지자들, 감염우려에 “죽으면 죽는 것”
20일 털사 유세 앞두고 방해 세력 엄단 방침
평화적 시위까지 막나 지적에 백악관 해명
코로나 확산 우려에 “트럼프 편하면 나도 편해”
한 남성이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시에서 진행하는 선거 유세를 홍보하는 입간판을 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영화 ‘람보’의 주인공처럼 분장해 표현한 점이 눈길을 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어떤(any) 시위자든 오클라호마에 가려면 뉴욕이나 시애틀, 미니애폴리스처럼 취급되지 않을 거라는 점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했다.

오클라호마주(州) 털사시(市)에서 20일 열릴 자신의 유세 반대 세력을 향해 사실상 ‘협박’을 한 셈이다. 평화적 시위가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떤’이라는 포괄적 용어를 사용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때문에 백악관은 뒤늦게 해명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털사시 유세를 하루 앞둔 이날 트위터에 이같이 밝히면서 무정부주의자·선동가·약탈자·범죄자도 같은 범주에 묶었다. 그는 “훨씬 다른 장면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뉴욕 등의 도시는 앞서 흑인 남성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과열양상을 보이는데도 공권력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던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지역의 주지사·시장 등이 빨리 시위를 진압하지 않으면 군(軍) 투입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탓에 지난 3월 이후 중단했다 석달여만에 재개하는 자신의 유세를 방해하는 세력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어떤’이란 말은 즉각 반발을 샀다. 평화적 시위도 용납치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논란이 커질 기미가 보이자,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적인 시위자’를 가리킨 것이지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까지 막겠다는 차원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털사시 유세 자체를 놓고도 미국에선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기는커녕 확진자가 늘고 있는 와중이어서 보건안전에 대한 우려가 첫 손에 꼽힌다. 행사가 열리는 1만9000석 규모의 BOK센터에서 대규모 인원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면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부터 위험엔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NBC에 따르면 이미 털사시 유세장 주변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한 지지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 오는 걸 편안하게 느낀다면 나도 편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에 대해 묻자 “만약 오늘이 내가 죽는 그 날이라면, 오늘이 죽는 날인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털사시 유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미리부터 공언했다. 자신의 선택이고, 마스크 착용이 권고이지 반드시 따라야 하는 건 아니라는 이유를 대면서다.

이날 오클라호마 대법원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를 막아달라며 털사시 거주자 등이 낸 소송을 기각했다. 털사시도 이날과 20일 행사장 근처에 오후 10시부터 통행금지령을 내렸지만 해제했다.

전문가의 우려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CNN에 따르면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등 보건 전문가들은 이번 유세 장소가 코로나19 감염의 새로운 ‘핫 스팟(집중발병지역)’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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