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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 입대·야구응원·보톡스 시술까지…드라이브 스루 ‘무한진화’
‘안전 확인된’ 지인과 마스크 벗고 즐기기
정부 自車 권장에 신차·정비업계 ‘호황’
‘언택트’ 시대 숨통 장점…대안 고민도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문화’의 첨병으로 자리잡은 드라이브 스루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농산물·상품 구매와 온라인 개학 교과서 수령은 물론, 교회 예배와 군 입대까지 그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코로나19 탓에 야구장을 찾지 못하는 팬들을 위해 드라이브 스루 응원을 추진 중”이라며 “10개 구단 팬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응원전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팀 팬들이 모여 각자의 차량에서 야구 중계를 시청하는 방식이다. 자동차 경적, 조명, 와이퍼 등을 활용해 응원할 수 있다.

지난 4월 일선 교회에서부터 드라이브스루 예배가 활성화됐다. 일부 학교는 학생들의 입학식에도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했다. 전남 광양 광양제철초등학교는 신입생 43명이 유리창에 이름표가 붙은 부모의 승용차를 탄 채 담임 교사와 인사를 나눴다. 드라이브 스루는 군 입대에도 도입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강원 철원 육군 6사단 등 신병교육대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입영을 진행했다.

자동차 극장에서 활성화된 드라이브 스루는 코로나19 시대 문화계의 돌파구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야외 조각 전시회는 물론 콘서트, 뮤지컬 등에서도 차용 중이다. 외국의 경우는 한발 더 나가 결혼식과 장례식은 물론 ‘드라이브 스루 보톡스 시술’도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와 마스크 쓰기의 생활화로 성형 수술을 받는 여성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의료업계가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듯 차량에 앉은 채로 솜으로 소독하고 주사를 놓는 방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시대, 드라이브 스루는 ‘안전이 확인된’ 지인들과 함께 마스크를 벗고 즐길 수 있는 큰 장점을 갖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보건상 문제로 자차 이용을 권장하고 개별소비세를 인하하면서 실제 신차 판매와 자동차 정비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변이 바이러스 등에 불안한 사회가 지속되면서 나만의 공간으로 ‘거리두기’에 최적화된 드라이브스루의 장점이 부각, 지속될 가능성 높다”며 “기존 사회로 완전한 회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드라이브 스루가 효과적인 방역을 유지하면서도, 개인 생활의 숨통을 트이는 고육지책으로 각광받고 있다”면서도 “차가 없는 청년층·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공동체 의식이 약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대안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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