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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의료 열악한 페루…산소 1통에 160만원
코로나19 확진자 늘어나면서 필수 의약품 공급 부족
의료 암시장 활성화되며 산소 가격 1000% 치솟아
18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에서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산소가 부족하다”는 제목이 기사가 실린 신문을 판매하고 있다.[AP]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페루의 수도 리마에 거주하는 마리오 솔리스 로드리게스의 엄마는 페이스북을 정신없이 뒤졌다. 가쁜 호흡을 내쉬는 아이에게 산소 공급이 필요했으나, 정부의 코로나바이러스 핫라인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결국 로드리게스의 엄마는 의료 암시장을 찾았고, 산소 1통에 4500솔(약 157만원)에 판매하는 곳을 알게 되었다. 하루 6만원의 남편 수입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 그녀는 백방으로 돈을 빌리러 다녀야 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로드리게스 가족이 겪고 있는 역경이 페루에서 일상화되고 있다”며, 열악한 공공의료 시스템에 고통받고 의료 암시장으로 달려가는 페루인들의 모습을 전했다.

페루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3만7000명 정도로 남미에서 브라질 다음으로 많으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도 7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실제로는 이 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페루에선 특히 코로나19 환자에 필요한 산소 공급이 부족한 상황으로 전해진다. 이미 의료 암시장에선 산소 가격이 1000%나 치솟았다.

이는 페루 현지 공공병원에 산소를 공급하던 2개의 회사는 가격 담합 등으로 69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고, 의료용 산소 공장 역시 생산 부품의 부족으로 수년간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페루 현지의 열악한 공공의료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다.

빅토르 사모라 보건장관은 “페루에서 하루 180t의 산소가 부족하다”며, 2800만달러를 투입해 산소 수입을 늘리고 공장을 짓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공급 부족은 암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페루는 세계에서 달러 위조가 가장 많을 정도로 암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코로나 사태를 맞아 질 낮은 마스크나 가짜 의료 용품이 암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

WP는 로드리게스 엄마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사업자와 직접 접촉해 산소의 출처 등에 대해 질문했으나, 가격 이외에 출처 등에 대해서는 답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사모라 보건 장관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구매력을 늘리는 것”이라며, “정부의 필수 의약품 공급이 더욱 효과적일 때 불법적인 사재기 등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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