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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前 백악관 참모의 폭로…“트럼프, 시진핑에게 재선 도와달라 애원했다”
농업지역 표심 위해 中에 농산물 구입 부탁
‘좋아하는 독재자’ 위해 범죄수사 중단하려해…“명백한 사법 방해”
트럼프 ‘무지’ 폭로, “핀란드가 러시아냐고 물어”
“트럼프, 국익을 사익 추구를 가리는 데 악용”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내주 출간 예정인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권력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려한 정황과 일화를 폭로했다. 책에서 볼턴 전 보좌관은 무역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승리를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미국산 농산물 구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국제 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권력을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했다는 전 백악관 관료의 폭로가 나왔다. 미중 무역협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재선을 도와줄 것을 부탁했고, 이어 자신이 좋아하는 일부 국가의 독재자를 위해서 중국이나 터키 등 주요 기업에 대한 범죄 수사 중단 의지를 표했다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타임스(WSJ) 등 주요 언론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책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을 입수, 내용을 소개했다.

NYT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과 회담을 가졌으며 이 과정에서 “대선에서 이기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을 위해서는 농업지역의 표심이 중요다고 언급,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밀을 대량 구입과 재선의 연결관계를 거듭 강조했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이후 협상 재개 과정에서 농산물 문제를 우선 순위에 두는 것에 동의하자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고 칭송했다고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가 중요한 결정을 하는 가운데 재선을 위한 것이 아닌 것이 없었다”면서 “대통령은 국익과 사익을 동의어로 규정하거나 국익을 사칭해 사익 추구를 가리는 구실로 만들어 국가 권한을 남용했다”고 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이와 관련 “다른 나라에 대한 미국의 권력을 자신의 개인적 목적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는 부패의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ZTE, 터키 할크방크 등을 거론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독재자들을 위한 혜택으로 몇몇 범죄수사를 중단하려했다는 정황도 소개했다.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명백한 ‘사법 방해’라는 점을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피력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 조사에만 너무 집착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할크 뱅크 수사와 ZTE에 개입했는지 조사해야 했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외교 정책 전반에 걸쳐 그의 행동을 조사했다면 탄핵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지’에 대한 폭로도 잇따랐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핵 보유국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듯했고, 핀란드가 러시아의 일부냐고 물어본 적도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 브리핑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이 브리핑을 듣는 것보다 말을 하는 시간이 더 많았기 때문에 시간 낭비였다”고 표현했다.

NYT는 이번 회고록에 대해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조차 모르고, 그를 이용하기 위한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의 뻔한 아첨을 허용하고, 거짓말을 하며, 나쁜 입버릇이 폭발하고, 참모들이 조정하려고 애를 먹어야 하는 즉흥적 결정이 난무하는 대통령의 초상화”라고 평가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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